▲서울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본사. ⓒ삼성엔지니어링
▲서울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본사. ⓒ삼성엔지니어링

"주택사업 중심 사업·매출 구조 재편 필요한 시기"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건설사들이 최근 사명을 변경하며 친환경, 신사업 등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 주택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1일 제57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해 33년 만에 사명을 ‘삼성E&A’로 변경했다.

삼성E&A는 기존 사명 중 ‘엔지니어링’ 자리에 ‘엔지니어링·에너지·환경’의 의미와 차별화된 혁신으로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E'와 'A'를 넣었다.

삼성E&A의 ‘E’는 엔지니어(Engineers)의 앞 글자로 회사의 강력한 자산인 엔지니어링(Engineering) 기술은 물론 미래 사업 대상인 에너지(Energy)와 환경(Environment) 분야 비즈니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내일을 위한 지구(Earth)와 생태(Eco)를 만들어 갈 임직원 모두를 뜻한다. A는 ‘AHEAD’로 차별화된 혁신으로 미래를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현재 그린수소와 블루 수소 관련 사업 개발에 초점을 두고 에너지 전환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남궁홍 삼성E&A 사장은 “에너지 전환 시대 변화를 선도해 미래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SGC이테크건설도 지난 20일 제42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SGC E&C’로 변경했다. 신규 사명인 ‘SGC E&C’는 ‘Engineering’과 ‘Construction’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을 통한 글로벌 기술 혁신 기업 도약이라는 포부를 담고 있다.·

이우성 SGC이테크건설 대표는 “올해는 신규 사명과 해외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글로벌 설계·조달·시공(EPC) 선도 기업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며 “국내에서는 안정성 기반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수익성을 뒷받침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며 기업 가치를 한층 높이겠다”고 했다.

건설업계의 사명변경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DL이앤씨는 2021년 ‘대림산업’에서 ‘DL이앤씨’로 변경했다. 변경된 사명에는 기존 주택사업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친환경, 신사업 등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SK에코플랜트도 같은 해 SK건설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사명을 변경하며 에너지 기업으로 체질개선을 알렸다. SK에코플랜트도 2021년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바꾸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고 친환경·신재생에너지 시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해에는 포스코이앤씨가 포스코건설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통상 E&C는 엔지니어링(Engineering)과 건설(Construction)의 앞글자로 구성되는데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E’와 ‘C’에 각각 환경(Eco)과 도전(Challenge)의 의미도 담았다. 포스코이앤씨는 친환경 건축 기술 개발과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며 DL이앤씨는 소형모듈원전(SMR)과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등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건설사의 사명 변경 러시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질적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단편적인 주택·토목 중심의 사업구조와 매출구조에서 시장 변화에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그 이유다. 건설사들의 사명 변경은 트렌드가 아닌 생존전략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건설사 관계자는 "기존에 주택사업 중심 사업에선 경기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신사업 등 다각화 측면에서 타 사업군에 대한 비중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신사업에서 건설사의 역할이 설비 시공으로 실현 가능하겠으나 최근에는 CCUS 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전환 사업과 신기술개발 협약 등 친환경을 강조한 사업 추진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건설사의 가장 큰 화두가 사업의 구조적 전환이고 이제 건설사가 단순 시공만을 제공하면 생존 가능성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며 "단편적으로 주택사업, 토목사업 등 건설사가 제공해오던 상품에만 노력을 했다면 현재는 이것만으론 효과적인 시장 대응력이 불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과거 업계에서 단순 '엔지니어링'은 '설계', 또는 '기획'을 말했다면 이제는 더 나아가 설계와 기획 단계에서 사회적 니즈를 반영해 혁신하거나 기획, 설계, 시공 이후 서비스적인 측면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라며 "경영학적 측면에서 사명을 변경하는 것은 수평적인 다각화를,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신사업을 추진하는 등 사업범위를 넓히는 것은 수직적 다각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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