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춤형으로 차별화…현대차·한은 등 협업도 강점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네이버가 초거대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앞세워 산업 현장에 맞춘 인공지능(AI)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존 검색·커머스 등 자사 서비스에 적용되던 AI 기술을 넘어, 자동차·금융 등 산업 전반의 ‘클로바’ 중심 생태계를 확장하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자사 AI 브랜드 ‘클로바’ 체계 아래 초거대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전략의 중심에 두고 AI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클로바는 네이버가 2017년 출범한 AI 브랜드로, 하이퍼클로바X는 그 안에서 산업 맞춤형 모델로 개발된 핵심 기술이다.
하이퍼클로바X는 단순한 API나 SaaS 형태가 아니라, 기업이 자체 AI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생성형 AI 인프라다. 텍스트 생성, 요약, 질의응답 등 고도화된 언어 처리 기능을 기반으로 산업 환경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
클로바는 초기에는 AI 스피커, 번역기 등을 통해 소비자 대상 AI 서비스로 등장했지만, 이후 네이버 검색, 브라우저, 커머스 등 다양한 서비스에 내재화되며 내부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하이퍼클로바X를 중심으로 맞춤형 수요가 늘면서 클로바 브랜드도 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전략적 플랫폼으로 재부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네이버는 현대자동차, 한국은행 등 외부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하이퍼클로바X의 실제 산업 적용을 본격화하고 있다. 산업별 환경에 맞춰 모델을 커스터마이징하는 방식으로 B2B·B2G형 AI 솔루션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현대차와의 협업은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적용될 AI 에이전트 공동 개발이 핵심이다. 이 서비스는 내비게이션, 음악, 뉴스, 차량 설정 등을 음성 명령으로 제어할 수 있으며, 네이버 검색·쇼핑·미디어 콘텐츠와 연동해 운전자 맞춤형 정보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금융 분야에서는 자회사 네이버클라우드가 한국은행과 함께 금융 특화형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오는 10월 개시 예정인 해당 서비스는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국은행의 금융 데이터를 학습한 챗봇형 AI 비서를 구현한다. 민원 대응, 내부 문서 검색, 보고서 요약 등 다양한 행정 업무에 적용될 예정이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이러한 전략은 전통 시스템 통합(SI) 기업들과는 다른 구조에서 비롯된다. LG CNS, 삼성SDS 등도 AI 컨설팅을 강화하고 있지만, 네이버는 클라우드 인프라, 언어모델, 인터페이스 기술을 모두 자체 보유하고 있어 기술 내재화 수준에서 차별성을 갖는다는 평가다.
네이버 관계자는 “하이퍼클로바X는 네이버의 AI브랜드 클로바에 포함된 초거대 언어모델”이라며 “하이퍼클로바X는 네이버가 직접 개발한 모델이기 때문에 기업이 어떤 스펙을 요구하던지 잘 맞출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필요하다면 네이버클라우드와의 협업도 가능하다”고 했다.
한편 네이버의 방향성은 지난달 열린 제2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이날 주총에서는 최수연 대표의 연임이 확정됐고, 이해진 창업자도 7년만에 사내이사로 복귀하며 AI 중심 전략에 힘을 실었다.
최 대표는 “하이퍼클로바X는 독자 모델을 보유하길 원하는 공공기관이나 국가 수요가 있는 만큼 자본력 보완을 위해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최근 엔비디아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네이버는 의료 분야에서도 AI 기술을 접목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네이버의 스타트업 투자조직 D2SF는 지난달 기준 전체 114개 투자 스타트업 중 21개사를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 투자했으며, 누적 투자액은 약 130억원에 달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의료 AI는 투자 외에도 현재 사내에서 적용 가능한 수준에서 일부 개발 중이며 외부 판매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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