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장애인과 고령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배리어프리(Barrier-Free) 기술과 제품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Unsplash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장애인과 고령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배리어프리(Barrier-Free) 기술과 제품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Unsplash

장애인·고령층 위한 접근성 개선 기술…새로운 시장 기회로 부상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장애인과 고령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배리어프리(Barrier-Free) 기술과 제품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리어프리는 물리적·디지털 장벽을 제거해 사회적 약자들이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누릴 수 있도록 돕는 접근성 개선 활동을 의미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배리어프리 가전은 최근 가전업계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패드나 저시력 케어 제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그간 수익성 극대화보다는 사회공헌 성격이었다면 앞으로는 단순한 사회적 책임을 넘어 비즈니스 전략으로 발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장애인은 지난해 기준 약 264만2,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5.1%에 해당한다. 이러한 인구는 단순한 소외계층 지원을 넘어,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소비자 집단으로 평가된다.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에 따라 내년부터는 15평 이상의 100인 미만 사업장에도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가 의무화된다. 이에 따라 배리어프리 전자기기의 보급 확산은 ESG 경영을 넘어 기업들의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국내 65세 이상 인구는 1,000만62명으로 전체 인구의 19.51%다. 저시력자 대부분이 시니어 층이기에 시장 전망이 밝게 점쳐지고 있다. 

아직 초기 시장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배리어프리 기술은 다양한 제품군에 응용 가능해 기술력 확장과 관련 시장 선점에 있어 새로운 수익모델을 개발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평가다.

▲안경 타입 웨어러블 기기 ‘릴루미노의 글래스’(좌)와 삼성 TV ‘릴루미노 모드’(우). ⓒ삼성전자
▲안경 타입 웨어러블 기기 ‘릴루미노의 글래스’(좌)와 삼성 TV ‘릴루미노 모드’(우).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AI’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배리어프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주관하는 ‘시각·청각 장애인용 TV 보급사업’에서 5년 연속 공급자로 선정되며 색상 필터와 흑백 전환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TV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저시력자와 색약자를 위한 기술인 ‘릴루미노 모드’를 2023년형 TV에 탑재하면서 시청 접근성을 크게 개선했다. 릴루미노 모드는 이미지 가장자리를 강조해 저시력자가 화면 속 장면을 보다 선명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으로, CES 2023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 기술은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화면 속 이미지를 분석하고 외곽선을 또렷하게 표현하며, 명암비와 선명도를 조절해 저시력자 맞춤형 화면을 제공한다.

또한 삼성전자서비스에서는 모든 가전에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촉각 스티커’를 무상 제공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맞춤 상담 서비스와 수어 상담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현재 청각장애인 대상으로 수어상담은 물론, 시각장애인 상담사를 고용해 사용자 입장에서 사용법을 알려드리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개발 과정에서 포함됐으면 하는 배리어프리 기능 등을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컴포트키트 인덕션 실리콘 패드. ⓒLG전자
▲LG전자 컴포트키트 인덕션 실리콘 패드. ⓒLG전자

LG전자는 ‘모두의 더 나은 삶(Better Life for All)’이라는 ESG 비전 하에 실용성을 중시한 배리어프리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LG 컴포트 키트’가 대표적으로, 손에 힘이 부족한 사용자나 휠체어 이용자 등을 위한 보조 액세서리를 포함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덕션 실리콘 패드, 로봇청소기 컬러시트 등 신규 제품 6종을 추가하며 장애 유형별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LG전자는 앞으로도 고객 중심으로 가전을 사용할 때 불편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찾아내 제품군을 늘려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2022년부터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과 함께 ‘장애인 접근성 자문단’을 운영하며, 수어상담센터와 점자 스티커 배포 등 배리어프리 기능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CES 2023에서는 전시관 안내판에 점자 표기를 추가하고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배리어프리 디자인을 적용해 접근성을 강화한 바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컴포트 키트 등을 통해 이윤을 남기겠다는 목적보다는 ESG 활동 일환으로서 지속적으로 제품을 내보이고 있다"며 "당사에서도 수화 상담 서비스, 매장 방문 시 1대 1 설명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제품 이용과 구매에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 중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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