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수원 사업장. ⓒ삼성전기
▲삼성전기 수원 사업장. ⓒ삼성전기

전년비 영업익 증가…4분기 연말 계절성 따른 부품 수요 둔화 전망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삼성전기가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AI·전장 등 고부가제품 공급 확대로 전년 대비 실적은 개선됐지만 증권가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삼성전기에 따르면 회사는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1%, 20% 늘어난 2조6,153억원, 2,249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기는 AI·전장·서버 등 시장 성장으로 AI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및 전장용 카메라 모듈과 서버용 반도체 패키지기판 등 고부가 제품 공급이 늘어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실적을 공개한 동종업계의 LG이노텍이 영업이익 29% 감소라는 성적을 기록해 업계에서는 삼성전기 또한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최근 증권사들은 삼성전기의 실적 전망을 잇따라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조6,642억원 매출과 2,479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됐던 삼성전기는 최근 들어 매출 20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낮춘 수치를 제시했다. 이날 발표된 매출액은 컨센서스(2조6,436억원) 보다 1.07% 감소, 영업이익 또한 컨센서스(2,362억원) 대비 4.8% 감소한 수치다. 

주요 매출처인 애플과의 연계성으로 인해 아이폰16 부진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기는 LG이노텍과 함께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LG이노텍은 '폴디드 줌'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삼성전기가 고성능 MLCC를 제공하고 있어 아이폰 수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박준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MLCC 출하량이 예상보다 저조하게 증가해 컨센서스를 하향 조정했다”며 “IT 세트 수요가 전반적으로 부진하고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추정치를 내렸다”고 했다.

삼성전기의 주력 부품인 MLCC는 IT 세트 제품 수요와 직결되기 때문에 부진한 반도체 업황과 맞물려 매출에 영향을 끼친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실적 부진이 더해져 삼성전기의 향후 실적 역시 이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원·달러 환율 하락도 실적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회사 매출액은 5조2,044억원이었다. 이중 해외 매출 비중만 95.2%를 차지한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곧 수익성 저하로 이어진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2분기 평균 대비 8월과 9월 각각 1,351원, 1,338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글로벌 IT 판매 둔화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MLCC 업황 회복도 다소 느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 AI 수혜는 유효하더라도 당분간 부진한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전기 또한 4분기 계절성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매출 약세를 전망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4분기는 연말 계절성에 따른 부품 수요 감소 등으로 일부 제품의 매출 약세가 예상되지만 AI·전장·서버용과 같은 고성능 제품의 수요는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존 IT 위주에서 전장·산업용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거래선을 다변화하고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속적으로 부진한 판매를 기록하던 스마트폰 전략 고객사뿐 아니라 최근 북미 업체의 신제품 판매도 예상보다 약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3분기 영업이익은 낮아진 눈높이를 맞출 것으로 전망하나 4분기와 내년 상반기 실적도 IT 수요 둔화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AI 고도화로 인해 MLCC와 같은 전자 부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존재한다. 내년 애플 아이폰SE 출시와 AI 탑재 본격화에 힘입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이규하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기존 MLCC를 포함해 실리콘 커패시터(에너지 저장장치), 유리기판 등 AI 고도화에 힘입어 신규 납품할 수 있는 제품군이 확대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에는 아이폰 SE 출시와 AI 수요 증가로 양호한 성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올 상반기에도 아이폰 15 시리즈의 뒤늦은 판매 호조로 예년대비 양호했기 때문에 기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조현지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삼성전기는 4분기까지 OEM, ODM 업체들의 부품 수급 보수적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중국 경기부양책이 본격화되면 내년 2분기부터는 실적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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