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29일 1박 2일 일정…회의 종료시간 안 정해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SK그룹이 경영전략회의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조화의 방향성을 점검한다. 글로벌 업황 악화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신용등급이 흔들리는 등 그룹 전반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위기 극복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28~29일 경기 이천 SKMS(SK경영관리시스템) 연구소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CEO)들이 모여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경영전략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CEO세미나와 함께 SK그룹의 3대 연례행사로 꼽히는 회의로 경영 현안과 기업 문화 등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다.
SK그룹은 예년에는 통상 오전 10시께 회의를 시작해 참석자들의 발표와 만찬 등으로 일정을 마무리지어 왔지만 올해는 그룹의 위기 상황을 고려해 1박 2일로 늘리고 회의 방식에도 변화를 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28일 오전부터 시작되는 첫째날 회의에서는 종료 시각을 정하지 않고 그룹의 방향성이 도출될 때까지 회의를 진행하며, 둘째날 회의에서도 오후 늦게까지 CEO간 토론 등을 진행하며 내부 방침을 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린·바이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사업 등에서 글로벌 우위 확보 등을 강조한 만큼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과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에 대해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추측된다.
SK그룹이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조화를 추진하는 것은 그룹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과 재무부담이 영향을 미쳤다. 앞서 지난 16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SK그룹의 신용도 이슈 온라인 세미나를 열고 부진하거나 중복된 사업을 정리하는 등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장수명 한신평 수석연구원 "SK그룹은 지난해 반도체 업황 저하와 유가·정제마진 정상화, 배터리 사업 투자성과 지연으로 그룹의 이익 창출력이 크게 악화됐다"며 "반도체 부문은 올해 실적을 회복하겠지만 배터리사업에서 대규모 투자와 영업창출 현금 감소로 외부차입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SK그룹의 배터리 사업의 경우 지난해 1조7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영업손실 5,820억원보다 적자폭이 늘었다. 소재 부문은 2022년 영업이익 110억원에서 지난해 영업손실 480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SK그룹의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은 83조원으로 전년 74조원보다 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