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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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신세계그룹과 CJ대한통운이 온오프라인 유통과 물류물류 및 물류, 상품, 미디어 콘텐츠 등에서 전방위 협업하기로 한 것을 두고 업계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두 기업의 협력관계가 긍정적 시너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협업 초기인 만큼 배송 서비스에서 잡음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 신세계·CJ그룹, 유통 물류 등 전방위 협업…위기 돌파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이 유통과 물류, 상품, 미디어 등에서 전방위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CJ대한통운이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자회사 G마켓, SSG닷컴의 물류를 담당하게 된다. 

두 기업의 사업 제휴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다. 신세계그룹은 부진한 이커머스 사업 위기 극복을 초점에 두었고, CJ그룹은 택배시장 지배력 강화를 모색하기 위험이다. 

우선 신세계그룹이 야심차게 도전했던 이커머스 사업은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신세계그룹이 지난 2021년 이베이코리아(현 G마켓)를 3조5,600억원에 인수한 이래, G마켓은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2022년 적자 654억원에 지난해 321억원의 적자를 냈다.

SSG닷컴도 2019년 3월부로 출범한 이래 당기순손실 2021년 824억원, 2022년 1,228억원, 지난해 1,042억원을 냈다. 최근 신세계그룹과 재무적투자자(FI)간 SSG닷컴을 놓고 협상을 벌이기도 했는데 계약조항으로 있던 SSG닷컴의 상장이 어려울 것처럼 보이니 FI가 SSG닷컴의 지분을 파는 풋옵션을 행사하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지속된 악재를 돌파하기 위해 CJ대한통운의 힘을 빌려 두 온라인 플랫폼을 어떻게든 살리려는 것으로 판단된다. G마켓은 CJ대한통운의 오네(0-NE) 서비스를 도입해 배송 속도 경쟁력을 높인다. 오네서비스는 CJ대한통운만의 도착보장 서비스로, 이르면 7월부터 CJ대한통운을 통해 G마켓의 익일보장 택배가 진행된다.

SSG닷컴의 경우, 물류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쓱배송과 새벽배송, 물류센터 등 시스템 운영의 상당 부분을 CJ대한통운에 맡길 계획이다. 특히 김포 NEO센터 두 곳과 오포에 지은 첨단 물류센터를 CJ대한통운에 단계적으로 이관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 중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세계는 CJ대한통운의 기존에 구축한 배송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동시에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이 절감된 비용을 이마트에 집중해 그로서리(식료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CJ그룹 자회사 CJ대한통운도 이번 협약을 통해 택배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CJ대한통운은 국내 택배시장에서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쿠팡이 택배시장에 참전하면서 점유율이 점차 좁혀지고 있다. ​그동안 CJ대한통운은 물류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전체 택배시장에서 점유율 4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2~5위 롯데·한진·우체국·로젠 택배 등을 합친 것보다 높다. 

다만 쿠팡의 추격은 CJ로선 부담스럽다. 지난 2021년 쿠팡의 물류 전문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출범하면서 쿠팡의 로켓배송이 택배물동량으로 집계되기 시작했다. 택배업계에서는 2022년 기준 쿠팡의 배송 물동량은 13억건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하는데, 이는 CJ대한통운에 이은 2위 수준으로 롯데·한진·우체국 택배 물량을 합친 수량을 뛰어넘는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쿠팡은 제3자물류(3PL)를 하지 않아 경쟁관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CLS와 대한통운의 택배 부문 매출을 비교하면 조 단위로 격차가 난다"고 설명했다.

◆ 유통업계 “두 기업 협업 긍정적” vs “배송 서비스 잡음 우려”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CJ그룹의 협업에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다. 두 기업의 협력이 본업을 집중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는 반면 배송 서비스 잡음도 우려된다는 의견도 있다. 

유통업계 A관계자는 “SSG닷컴이 처리할 수 있는 물류 케파 대비 주문량이 따라오지 못하니 대한통운에 물류센터를 이관한 것으로 본다”며 “본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인 선택일 듯”이라고 봤다.

업계 B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자체 물류를 포기한 것으로 본다”며 “물류센터만 있어서 되는 건 아니고 주문 볼륨을 어느 정도가지고 있어야지 비용 효율성이 생기기 마련인데, 어찌할 수 없는 선택이었을 듯”이라고 말했다.

반면 두 기업의 협업이 시너지 보다는 초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업계 C관계자는 “협업 초반에는 잡음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며 “CJ대한통운이 네이버와 도착보장 서비스로 협업을 시작할 당시 금요일 주문했을 때 월요일밖에 도착이 보장되지 않아 익일배송 아니지 않냐는 잡음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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