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 금융, 순이익 전년比 11%↓ 전망
KB금융, NIM 방어 결정적…“상승세 유일”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실적이 1년 전보다 11%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4분기 이후 9개월 만에 하락 전환이다. 감소폭도 한은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지난 2020년 하반기 이후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다. 정기예금과 채권 금리 상승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커지면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해서다. 특히 비이자이익을 담당하는 비은행 자회사의 실적부진도 한몫 거들었다는 평가다. 유일하게 KB금융만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23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3분기 합산 순이익 전망치는 4조3,762억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10.5%(5,114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KB금융만 순이익이 홀로 7.0%(894억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의 경우 3분기 예상 순이익은 1조2,04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24.5%(3,902억원) 줄어든 것으로 가장 큰 감소폭이다. 하나·우리금융도 각각 9,542억원, 8,56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9%(1,677억원), 4.8%(429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적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NIM이 하락이 가장 큰 원인이다. 올 3분기 은행권 평균 NIM은 전 분기보다 2bp(1bp=0.0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자수익보다 조달비용이 늘면서 마진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연 6% 고금리로 예치됐던 예·적금 만기가 돌아오면서 은행권의 수신 경쟁으로 조달비용이 높아졌다.
◆ 4대 금융, 순이익 변수…“NIM, 비은행 실적”
KB금융의 실적 증가는 조달비용과 맞닿아 있다. KB금융은 핵심예금인 저원가성 요구불예금을 늘려 조달비용을 대폭 낮췄다. 반대로 2bp가량 NIM이 올랐다. 여기에 자회사 KB손해보험이 IFRS17 도입 효과를 누리면서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일회성 요인에 따른 실적감소가 불가피하다. 자회사인 신한투자증권이 젠투 펀드 관련 고객과 사적 화해를 결정하면서 1,000억원 가량 영업외 손실이 발생했다. 또 신한은행의 희망퇴직에 따라 800억원의 명예퇴직비용이 반영됐다. 여기에 지난해 3분기 건물 매각 이익을 본 기저효과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FX(외환거래)환산 손실과 하나증권 부진이 맞물리며 순이익이 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의 경우 순이익의 96%를 차지하는 우리은행에서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원화대출이 1.5% 성장했다. 하지만 이란 동결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저원가성 핵심 예금도 대폭 줄어 NIM 하락이 예상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매분기 실적 변동에는 다양한 원인이 작용한다”며 “(지주 입장에선) 주요 자회사인 은행의 실적 흐름이 가장 중요한데, 은행의 핵심수익성 지표인 NIM(자산대비 이자이익 비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당연히 벌어들인 이자이익 자체가 줄면, 전체 순이익도 감소한다”며 “자금조달에 있어서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린 KB금융이 상승세를 보인 것은 이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부실 여신에 따른 충당금도 비용 지출을 늘리는 것이기에 순이익에 영향을 준다”며 “(비은행 자회사도 원인인데) 리스크 관리와 동시에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수익구조 다변화가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