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뉴스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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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모펀드, 인기 ‘시들’…랩어카운트, 연초 이후 ‘11.4조’ 신규 유입

- 증시 횡보에 랩어카운트 상품애 투자자 유입

- 해외주식·ETF 등 자산 다양화 및 최소투자금 인하 등 문턱 낮아져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 이후 투자 대안으로 떠오른 ‘랩어카운트(Wrap Account·일임형 종합자산관리계좌)’에 시중 자금이 몰리고 있다. 올해 들어서 5월까지 11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는데, 단순계산으로 매월 2조원 이상의 자금이 불어난 것이다. 증권업계에선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나는 만큼 랩어카운트 시장의 성장성을 점치면서 투자자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한 다양한 랩어카운트를 출시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랩어카운트 잔액은 143조9,87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11조4,594억원의 뭉칫돈이 들어왔다. 가입고객도 꾸준히 늘어 지난해 말 175만9,801명에서 지난 5월 말 183만4,198명으로 8만명 가까이 늘었다.

랩어카운트(Wrap Account)는 포장한다는 뜻을 지닌 랩(wrap)과 계좌를 의미하는 어카운트(account)가 합쳐진 말이다. 증권사가 일정비율의 수수료를 받는 대가로 고객의 자산구성부터 운용, 자문까지 관리해 주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다.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여러 금융상품을 랩(wrap)으로 싸듯 담아 고객의 투자성향에 맞춰 운용해준다. 다수 투자자의 돈을 모아 운용하는 펀드와 달리 개별 투자자들의 돈을 1대 1로 관리해 준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큰손’들이 많이 찾는 상품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선 랩어카운트에 자금이 몰리는 것을 두고 금리 인상,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이슈 등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산 관리를 일임하려는 투자수요가 늘었던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지난해 불거진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인한 사모펀드 시장 신뢰 저하와 사모펀드 투자자 요건 강화 등도 랩어카운트 시장 확대에 결정적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랩어카운트의 최소 투자 금액은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3억원인 사모펀드보다 낮은 편이며 계약 당 가입 금액은 약 6,900만원, 고객당 가입 금액은 7,800만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 다양한 랩어카운트 출시 봇물…“향후 성장 전망 밝아”

랩어카운트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증권업계에서도 앞 다퉈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Global) X ETF랩’은 클린에너지·클라우드 등 성장가능성이 높은 해외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해준다. 올해만 가입액이 약 47%(447억원) 가량 늘었다. 최근까지 잔고는 1,539억원을 기록했다.

KB증권은 ‘KB 에이블 어카운트 랩’은 지난 6월 초 잔고 6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특히 고액자산가 대상인 ‘KB 에이블 어카운트 H’의 가입이 증가했다. 

삼성증권이 판매하고 있는 랩어카운트 ‘M-파인’은 연초이후 수익률 23.38%를 자랑하고 있다. 성장성 대비 저평가 돼 있는 국내기업을 발굴하는 대표적인 주식형 랩 상품이다. 

NH투자증권이 선보인 ‘NH크리에이터 어카운트 랩’은 국내외 주식·채권과 펀드, 파생결합증권(ELS)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를 해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횡보를 거듭하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맞물려 랩어카운트의 인기는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며 “업종이나 종목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했던 과거 랩어카운트와 달리 현재 증권사들이 선보이는 상품들은 자산배분에 신경 쓰면서 위험도를 낮춘 것이 큰 특징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가입문턱이 낮아진 랩어카운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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