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계좌를 끌어 모아 이득을 취하려는 것이 아니며, 타 업종에선 아파트나 고가의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세우는 곳도 있는데 뭐가 문제냐?.”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 애플리케이션에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이 주식거래계좌 개설을 유도하기 위해 1,000만원 상당의 명품 샤넬백을 경품으로 내걸면서 과당경쟁 유발 가능성을 지적하자 관계자가 내놓은 답변이다.

추첨을 통해 1명에게 소위 명품을 주겠다는 취지인데, 성급한 마음에 계좌개설 실적을 채우겠다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단순한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명품으로 고객을 유인하면, 계좌개설이 늘고 홍보효과가 극대화 된다는 보장이 있을까. 설령, 이벤트가 흥행하더라도 그 효과는 반짝일 뿐 장기적으로 갈 수 없다. 곧장 시장 내 경쟁하는 기업 간의 치킨게임(chicken game)만 벌어질 뿐이란 것을 모르고 하는 말인가.

여기저기 비슷한 내용을 담은 마케팅을 펼치면서 “우리는 명품도 주지만 장기적으로 제로 수준의 위탁 거래 수수료를 제공한다”라는 벤치마킹(benchmarking)은 불 보듯 뻔한 결과다.

이러한 과당경쟁을 막고자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위원회에서 만든 금융투자회사의 영업 및 업무에 관한 규정 제2-68조(부당한 재산상 이익의 제공 및 수령 금지)를 보면 통상적 수준을 벗어나는 재산상 이익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비록 권고 수준의 자율규제이지만 명백한 규정위반이며, 남들도 다하는 이벤트인데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은 위험한 아마추어적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제 살 깎아먹기’라는 문제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소리다.

명품백 하나로 고객을 유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른바 MZ세대는 ‘스마트’하다. 현명하다 못해 영악하다 싶을 정도다. 여러 증권사를 오가며 이벤트의 단물(?)만 먹고 빠질 수 있다. 증권사는 마케팅 비용만 날리게 된다. 고객의 눈높이는 높아져 당연히 내야 할 수수료에 대한 거부반응마저 생길 수 있다.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하는 셈이다. 과열 마케팅이 독이 될 수 있는 이유다.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답이다. 증권사는 시대 흐름에 맞는 차별화한 상품을 만들어내고, 투자자에게는 수익을 통해 신뢰감을 들게 해야 한다. 고객의 마음을 훔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샤넬백을 주지 않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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