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건 부장/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
배달민족, 날마다 문전성시!
 

수십 만 명의 인파가 운집한 해수욕장에서도 자장면은 정확하게 배달된다. 24시간 영업하는 야식업소는 한 그릇도 배달된다고 광고한다. 세탁소에 전화하면 옷을 가져가고 세탁해 배달해준다. 배달 안 되는 것이 없는 배달민족의 배달공화국이다.

‘빨리빨리’를 외치는 현대인의 생활 속에 파고들어 호황을 누리는 업종 중 하나가 물건을 원하는 곳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입시철에 퀵서비스 오토바이를 타고 시험장에 거거나, 집에 빠뜨리고 나온 중요한 서류를 퀵서비스로 받는 것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피서용품을 택배로 미리 보내고 간편하게 이동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물건은 운송해주는 것은 같지만 택배서비스와 퀵서비스는 구별된다. 퀵서비스는 주로 오토바이로 물건을 목적지까지 직접 운반하는 지역서비스이고, 택배는 거미줄같이 연결된 전국 물류네트워크를 통해 운송되는 광역서비스다.

퀵서비스는 택배보다 비싸지만 시내의 경우 한두 시간 내에 해결된다. 반면 택배서비스는 장거리에 적합하다. 웬만한 지역은 오전에 의뢰하면 다음날 배달될 정도로 빠르고 비용도 저렴하다. 택배업체·우체국·편의점에서 물품접수를 취급하므로 편한 곳을 이용하면 된다.

기본에 충실해야 서비스만족도 커진다

택배시장은 향후 몇 년간 연간 20퍼센트 안팎의 고속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사이버쇼핑몰·홈쇼핑·통신판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집에 앉아 물건을 주문하고, 문 앞에서 물건을 받는 풍경이 흔하다.

날마다 문전성시를 이루는 택배서비스의 호황 탓에 택배를 가장한 강도사건도 심심찮게 일어난다. 택배직원의 방문을 받았을 때는 신분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줘야 불의의 봉변을 당하지 않는다.

편리한 택배서비스도 때와 장소를 가려 유연하게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요즘에는 맞벌이가정이 늘어나는 사회적 추세를 반영해 편의점·전철역·슈퍼마켓·주유소 등 편리한 곳에서 물건을 받을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워낙 많은 양의 물건을 취급하다 보니, 때로는 배달하는 과정에서 물건이 손상되기도 한다. 손상 우려가 있는 물건은 웬만한 충격에도 깨지지 않을 정도로 포장을 튼튼하게 해야 한다.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는 설 전후에 과일·농산물을 택배로 보낼 때는 얼 우려가 있으므로 특별히 포장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설·추석 등 명절 전후에는 택배물량이 폭증하므로 배달기간이 길어진다. 명절 등 중요한 날에 사용할 물건은 날짜를 넉넉하게 잡아 미리 보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상하는 음식은 특별조치를 취한 뒤 맡겨야 안전하다.

한편 배달 후 이상이 발견되면 업체는 운송 전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우기고, 이용자는 운송과정에서 발생된 문제라고 서로 책임을 미룬다. 배송을 맡길 때 제품의 상태를 함께 확인하거나 사진을 찍어두면 다툼의 소지가 적다.

운송물을 받았을 때도 택배직원의 입회하에 현장에서 개봉해 부패·변질·파손· 기능 작동 등 이상 여부를 확인 한 후 문제가 없을 때 서명하고 수령해야 한다. 만약 피해가 발생했다면 즉시 택배업체에 이의를 제기하고 사진 등의 증거를 확보한다. 업체와 원만하게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즉시 관련기관 등에 상담한 뒤 피해구제를 신청한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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