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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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 저축은행, 요구불예금잔액 3.9조…1년 새 1.9조↑

- 자금운용 어려움, 조절 전략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주요 저축은행이 요구불예금의 금리를 인하하고 볼륨조절에 나서고 있다. 시중에 유동성이 많이 풀린 상태에서 초저금리가 장기화하자 시중은행 자금이 몰리기 시작했는데, 입출금이 자유롭다 보니 고금리를 제공하면서 고객을 유치할 유인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저축은행 상위 5곳(SBI·OK·한국투자·페퍼·웰컴)의 요구불예금잔액은 총 3조9,8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928억원) 대비 91%(1조8,956억원)나 급증했다.

통상 분기 말이 되면 각 기업의 결제 자금이 유입되며 요구불예금이 늘어나는 현상을 보인다. 고객입장에선 주식투자와 주택수요 자금 등 필요시 손쉽게 인출할 수 있는 예금성 자산이 필요한데, 조금이나마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한 저축은행 요구불 예금에 몰릴 수밖에 없는 여건이 마련됐던 것이다.

문제는 자금운용에 대한 저축은행의 부담이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지급을 원하면 언제든지 조건 없이 지급 해줘야하는 상품이다. 예치금액, 예치 기간, 입출금 등에 제한이 없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파킹통장’이 대표적이다. 저축은행권의 경우 비대면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유인책으로 ‘파킹통장’을 통해 시중은행권과 달리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공해왔다.

저축은행 입장에선 예금인출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자금 운용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규모를 늘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SBI저축은행은 오는 7월 12일부터 2억원을 초과하는 ‘사이다뱅크 입출금통장’ 잔액에 대해 금리를 연 0.2%(세전)로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기존 연 1.2%가 적용됐지만, 2억원을 초과하는 분은 연 0.2%가 적용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억5,000만원을 예치하면 2억원에 대한 이자는 연 1.2%가 적용되고, 5,000만원에 대한 이자는 연 0.2%로 지급된다.

SBI저축은행의 수신규모 확대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 ‘사이드뱅크 입출금통장’은 지난해 연 2%대 금리를 내세우며 수많은 자금을 예치했다. 올 6월 기준 ‘사이다뱅크 입출금통장’의 잔액은 6월 기준 1조9,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SBI저축은행은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연 2%였던 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췄다. 지난 4월 금리를 연 1.3%에서 1.2%로 낮춘데 이어, 2개월 만에 추가적으로 조건부 1%포인트 인하를 단행했다.

◆ 고객이탈 방지 차원서 ‘정기예금’ 출시

요구불예금 금리 인하와 함께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정기예금 출시에 나선 곳도 있다. 특히 중도해지 수수료가 없는 정기예금을 내놓으면서 고객을 묶어두려는 전략도 눈길을 끈다.

OK저축은행은 정기예금 상품인 ‘중도해지OK정기예금369’ 특별판매를 실시한다. 상품은 연 1.7%(세전, 3개월 단위 변동)의 금리를 제공하며 총 한도는 1,000억원이다. 이 상품은 하루 만에 해지해도 약정금리가 적용된다. 기존의 입출금예금의 파킹통장과 다를 바가 없지만 입출금예금이 아닌 정기예금 형태의 상품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자금조달의 편의성 차원에서 그간 요구불예금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해왔다”면서 “요구불예금은 특성상 이자를 거의 지급하지 않는 ‘저원가성 상품’으로 분류돼 자금조달에 있어 이점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하지만 입출금이 자유롭기 때문에 규모가 커질수록 저축은행 입장에선 운용상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최근 들어서 전략적으로 금리 인하 정책을 수립한 것이고, 급격하게 빠져나갈 고객을 붙잡기 위해서 유사한 정기예금 상품도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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