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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1분기 방카채널서 거둔 초회보험료 1.3조

-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가 은행 창구를 통한 보험을 파는 방카슈랑스 영업에서 올 1분기 1.3조원 이상 초회보험료를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한 뒤 처음 납입한 보험료로, 해당 기간 보험사의 영업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영업이 힘들어진 가운데 방카슈랑스가 탈출구가 되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를 통해 판매되는 상품 상당수가 보험사에 큰 재무 부담을 안길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저축성 보험이란 점으로, 당장은 이익이 되겠지만 두고두고 기초체력을 갉아 먹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24개 생명보험사들이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거둔 초회보험료는 1조3,673억원으로 작년 동기(1조2,746억원) 대비 7.3% 증가했다.

생보사별로 보면 삼성생명의 초회보험료는 올 1분기 5,39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액수다. 이어 NH농협생명이 11% 늘어난 2,473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푸본현대생명은 1,926억원으로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가 407.9%나 급증하면서 3위를 차지했다. 빅3 생보사 가운데 작년 대비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실적이 감소한 곳은 한화생명으로 1,021억원에서 668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방카채널의 영업실적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대면영업 위축이 가장 큰 원인이다. 코로나19 속에서도 항상 문을 열고 고객을 맞이해 온 은행 창구를 통한 영업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집중해왔던 결과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펀드 손실 사태로 은행입장에서도 수수료 수익 축소가 불가피해지자 이를 메꾸기 위한 방편으로 방카슈랑스가 부각되는 형국이다.

문제는 시행이 다가오고 있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다. 2023년 IFRS17이 적용되면 현재 원가 기준인 보험사의 부채 평가는 시가 기준으로 바뀐다. 저금리 상태에서도 고금리로 판매된 상품은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이자가 많은데 IFRS17은 이 차이를 모두 부채로 계산한다. 고금리 저축성 상품을 팔았던 보험사들이 자제하고 있는 이유다. 방카채널에선 예·적금처럼 저축성보험의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향후 자본건전성에 대한 보험사들의 고민이 담긴 행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방카슈랑스 실적이 급증하자, 생보사의 전체 상품 중 저축성보험 비중도 커지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생명보험의 신계약에서 저축성보험 비중은 2020년 1월 8.2%에 그쳤지만 올해 3월 13.6%로 증가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오른다고 하더라도 급격한 반등이 어려운 상황에서 저축성보험의 판매는 결국 보험사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단 점에서 저축성 보험 확대보다는 보장성을 중심으로 한 장기적인 상품 포트폴리오 개편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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