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산업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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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에스알 타임스) 이호영 기자] 전국 홈플러스 매장 근로자들이 두번째 삭발에 나섰다. 지난 5월 13일 위원장, 지역 본부장 모두 11명 1차 집단 삭발에 이은 것이다. 

지속되는 폐점과 고용 불안 등 현재 홈플러스 상황에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감에서다. 상황이 바뀌지 않는 데서 오는 좌절감이 커져가고 있다.  

16일 홈플러스 대주주 MBK 근처 청계천 광통교에서 마트노조 소속 홈플러스 여성 매장 근로자 50여명이 폐점 매각 중단과 고용 안정 보장, 투기 자본 규제법 제정을 촉구하며 2차 집단 삭발식을 가졌다. 

삭발식에는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 정민정 마트노조 위원장, 전수찬 마트노조 수석부위원장, 주재현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 등 대표자들과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마트노조 조합원 300여명이 참가했다.  

이날 직접 삭발식에 나선 근로자들은 이제훈 신임 대표가 왔지만 홈플러스 상황이 개선된 게 없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이제훈 신임 사장은 취임한 지 한달 가량이 지났지만 폐점 매각 중단이나 고용 보장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은 전혀 없다"고 했다. 경영진 입장과 태도도 변한 게 없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노조는 근본적으로 MBK가 대주주로 있는 한 홈플러스 미래는 없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홈플러스 실적만 봐도 그렇다는 것이다. 

2020년 홈플러스 매출은 6조 9662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하락했다. 2017년 7조 9457억원 이후 3년 연속 내리막길이다. 영업익도 지난해 933억원으로 전년 1602억원에서 41.8% 감소했다. 

2016년 1265억원이던 순이익은 2017년 781억원, 2018년 32억원으로 줄다가 급기야 2018년부터는 적자 전환해 손실 1326억원을 냈다. 2019년엔 손실 5322억원으로 적자폭은 더 늘었다. 

2015년 MBK 인수 후 홈플러스 영업익, 순이익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재무건전성은 악화됐다는 것이다. 경영악화 주요인은 홈플러스 인수 당시 5조원 가량의 차입금과 이자비용 때문이라고 노조는 보고 있다. 

당시 인수 자금으로 MBK는 홈플러스 자산을 담보로 선순위 대출 4조 3000억원, 상환전환우선주 7000억원 등 5조원 자금을 빚으로 충당했다. 자체 조달 자금은 2조 2000억원에 그쳤다.  

홈플러스 일반 이자는 2016~2019년 6869억원, 합계액만 1조 2635억원 가량이다. 해당 기간 영업익 합계인 9711억원보다 2924억원이 더 많다. 

홈플러스 노조는 MBK와 경영진이 매각 대금을 MBK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고 보고 있다. 2019년 3억원이던 유형 자산 처분 이익만 지난해 6260억원으로 늘면서 동시에 부채 총액은 전년 대비 6927억원 줄었다. 

이들은 "MBK 투자 약속은 거짓말로 드러났다"며 "매각 대금은 MBK 빚을 갚는 데 통째로 들어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영 의지는 없고 투자금 회수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홈플러스는 국내 유통기업 2위라는 타이틀이 흔들리고 끝없이 추락 중"이라고 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홈플러스 경영 위기 원인은 포화 상태에 이른 마트산업 한계 때문이 아니라 영업익과 순이익이 발생할 수 없는 홈플러스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고 했다. 이같은 책임은 매입 당시 차입 비용, 이자를 홈플러스에 떠넘기고 있는 MBK에 있다고 했다. 

노조는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정 모두가 힘을 모으는 시기에 사모펀드 이윤 극대화를 위해 알짜 매장 폐점 매각은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마저 내팽개친 반노동 행위"라고 지적했다. 폐점 매각하는 안산점과 가야점만 보더라도 각각 800여명 이상 직원이 일하는 경기 지역 매출 1위, 부산 지역 매출 1위 알짜 핵심 매장들이다. 

인수 직후 MBK는 지속적인 자산 매각으로 3조 5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빼가는 한편 지속적인 구조 조정과 인력 감축을 통해 MBK만을 위한 이윤을 극대화해왔다는 것이다. 

인력 부족으로 인한 노동 강도 증가로 근로 환경은 더 악화됐다. 인수 후 직영 인력은 4400여명이 줄었다. 올해 2월 기준 4529명이 줄어 전체 직원수는 2만 830명이다. 외주·협력 직원 등 간접 고용 인력은 4329명이 줄었다. 

직영·간접 고용 직원 모두 합하면 약 9000명이 감소한 것이다. 이에 더해 정년 퇴직과 사직 등으로 인한 자연 감소, 몇 년째 신규 채용 동결까지 겹쳐 인력 부족은 더 심화했다. 

이번 집단 삭발식을 계기로 홈플러스 노조는 MBK와의 투쟁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당장 오는 19일 홈플러스 노조 소속 80여개 지회, 3500여명 조합원이 참가해 전국 매장에서 전조합원 하루 파업을 진행한다. 폐점 매각 중단과 맞물려 고용 안정 보장과 임단협 타결을 주요 요구로 내건다. 

구조 조정 저지와 함께 투기 자본 규제법 제정에도 박차를 가한다. 다음달 3일 마트노동자대회를 기점으로 투쟁을 본격화한다. 

투기 자본 규제에 관한한 11월 민주노총 총파업과도 연계하고 특히 시민사회단체와 미국 약탈금지법과 같은 투기 자본 규제법 제정도 전면화한다. 

이날 홈플러스 노조는 광화문 MBK 본사 앞에서 농성장을 설치하고 투쟁이 끝날 때까지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내달부터 두달 동안 전 조합원은 상경 투쟁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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