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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기고]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재앙은 없다
  • 김종성 위원
  • 승인 2021.06.16 0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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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성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자문위원

지난 9일 오후 4시22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지구에서 철거 공사 중에 무너진 5층 건물이 정류장에 있던 54번 버스를 덮쳐 뒤쪽에 타고 있던 승객 9명이 숨지고 앞쪽의 승객 8명은 중상을 입은 안타까운 사고의 여파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2019년 7월 서울 장원동 붕괴사고와 판박이인 듯한 금번 사고에 대한 유관 기관들의 대처들을 보면 2년전과 같이 1-2명 정도 기소되어 단기 실형 내지 집행유예, 시공사는 소액의 벌금으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매번 반복되는 철거 중 붕괴사고의 원인은 무엇이며 책임은 누구한테 있는가?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해 우리는 어떤 제도를 보완하여야 하는가?

안전사고의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하인리히 법칙’ 이 있다. 1931년 미국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던 하인리히는 수많은 산업재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의미 있는 통계학적 규칙을 찾아냈다. 평균적으로 한 건의 큰 사고(major incident) 전에 29번의 작은 사고(minor incident)가 발생하고 300번의 잠재적 징후들(near misses)이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대부분의 대형사고는 예고된 재앙이며, 무사안일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사고가 발생하기 전 불완전한 환경과 행동 3단계(1:사회적 환경/제도의 결함, 2:개인적 결함 3.불완전한 행동/상태)을 제거하면 사고는 충분히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가장 기초적인 1단계 사회적 환경 및 제도의 결함으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강력한 법률과 제도를 구축하고 실제 현장에 적용하지 않으면 안되도록 철저히 감시, 견제할 수 있다면 개인적인 실수나 태만이 있더라도 큰 재해는 막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럼 광주 사고에 있어서 사회적인 환경과 제도의 결함을 가진 주체들은 누구인가?

1. 국토교통부
지난해 38명의 근로자가 숨진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 이후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중대재해에 대해 시공사는 물론, 발주처와 설계, 감리 등 공사 참여자 전반에 대해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한 ‘중대재해특별법’이 발의되었으나,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간 밥그릇 싸움으로 계류된 상태다. 시급성을 적극 소명하여 관철시키지 못한 책임이 국토교통부에 있다.

2. 광주시청 / 광주 동구청
관할지역 건설 시공에 대한 허가 기관으로 제출된 허가신청 자료를 면밀하게 검토하여 허가하고 계획대로 진행되는지 감독할 책임이 있다. 이번 철거 시공 신청자료를 조금이라도 자세히 검토했더라면 버스정류장이 철거현장 바로 앞에 있으므로 임시정류장으로 이전하고 보행자 통행도 제한했어야 하는 것은 전문가 아니더라도 당연하게 도출되는 필수 조건이었으나 아무런 사전조치가 없었다.
또한 당초 해체계획서대로 상층부터 수평으로 철거치 않고 안쪽 벽부터 수직으로 철거하는 것을 관련 공무원이 현장 방문하여 공사중단, 시정조치만 하였더라도 사고가 발생치 않을 수 있었다. 

3.현대산업개발
책임 시공사로서 철거공사에 대한 불법 하도급 가능성이 있다면 마땅히 제지하여야 할 책임이 있다. 불법 재하도급에 재개발조합과 결탁한 소위 ‘철거왕’이 개입한 정황이 명백함에도 시공사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상기 사고의 책임 주체들 중 한 곳이라도 자신들이 해야 할 임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으면 금번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안전망이 뚫렸기 때문에 발생한 사고인 것이다.

그 동안 큰 재난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인추협에서는 ‘안전에는 양보와 타협이 있을 수 없으며, 안전 문제는 독하게 대처해야 하고 정부는 안전 취약분야에 대한 점검대상 등을 목록화하고 분야별 점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주기적으로 현장 실태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는 사실과 지난 30년간의 재난은 대부분 인재였다는 것을 강조하여 재난 대응 안전 시스템 강화를 건의하여 왔다. 특히, 현장 실태 점검 결과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주재하고 재난안전 분야 전문가, 시민단체 등 일반 국민들이 참여하는 가칭 '재난대응안전관리센터' “민·관 합동 재난대응안전예방신고센터” 등을 통해 안전과 관련된 시스템을 보완하거나 불비한 제도의 개선 등을 통해 안전을 더욱 공고화해서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야 할 것임을 강조하였고, 청와대에도 안전수석실을 신설하여 대한민국 안전에 관한 소통과 조율을 책임지고 수행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고 요청한 바 있다.

지난 주말 인추협이 주관하는 청강학당 4기 수강생인 대원여고 학생 26명과 가진 첫 모임에서 학생들에게 ‘바로 지금 오늘 여러분이 우리나라의 메이저 신문사의 편집부장이라면 오늘 자 1면의 헤드기사는 이준석의 국힘당 대표 당선과 광주참사에 대한 분석 중 어느 것으로 하겠느냐?’란 질문에 모든 학생들은 후자를 선택하였다. 이유는 반복되는 안전사고을 막아야 하는 것은 우리가 당장 사느냐 죽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재앙은 없다. 
이번 사고를 과거처럼 미봉책으로 마무리하고 언제 실현될지도 모를 안전강화대책들을 탁상공론만 해서는 또 다른 재난이 발생할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정부는 한시도 늦추거나 망설임 없이 강력한 안전장치를 마련하여야 하며, 그것이 국가시책의 최우선이 되어야만 한다.

 

※SR타임스에 게재된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종성 위원  srtimes031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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