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 GS 회장 ⓒGS그룹
▲허태수 GS 회장 ⓒGS그룹

- 1분기 GS칼텍스 흑자전환…그룹 실적도 회복

- 정유·에너지 부문에 지나친 의존

- 허태수 회장, 그룹 디지털 전환 시도

[SRT(에스알 타임스) 김경종 기자] GS그룹이 코로나19여파를 딛고 올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핵심 계열사 GS칼텍스의 실적 증가로 전년 대비 73배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 하지만 GS그룹은 지난 2004년 LG로부터 독립한 후 정유 사업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평가가 계속돼 왔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던 지난해 GS칼텍스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그룹의 전체 이익도 떨어지는 등 부침도 상당했다.

때문에 GS그룹의 새 수장을 맡고 있는 허태수 회장은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는 올 1분기 매출액 4조2,846억원, 영업이익 7,06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7,365.6%나 늘었다. 1분기 당기순이익 또한 5,84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같은 실적에는 자회사 GS칼텍스의 실적 개선 영향이 크다.

GS칼텍스의 1분기 매출은 6조4,27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326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GS칼텍스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1분기에만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입은 바 있다.

부문별로 주력인 정유 부문에서는 4조9,444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에서 4,62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 1조1,243억원(-9.6%), 영업이익 456억원(124.7%)으로 집계됐고, 윤활유 부문은 매출 3,585억원(12.8%), 영업이익 1,250억원(86.1%)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영업익 흑자 전환에 대해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 이익, 방향족 및 윤활기유 스프레드(제품 판매가와 원재료의 가격 차이) 상승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GS칼텍스 올 1분기 실적(단위 : 십조원) ⓒGS그룹
▲GS칼텍스 올 1분기 실적(단위 : 십조원) ⓒGS그룹

정유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로 극심한 타격을 입었다. GS칼텍스 역시 지난해에만 9,192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봤다.

GS칼텍스가 휘청이면서 그룹 실적도 내려앉았다. 2019년 GS그룹 전체 매출은 62조4,040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48조7,950억원으로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1,943억원에서 160억원으로 쪼그라들어 지난 201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GS가 매출 62조원, 자산 66조원에 이르는 재계 8위 그룹까지 성장했지만, GS칼텍스 실적에 따라 전체 실적 또한 출렁이는 것이다.

게다가 GS칼텍스는 그룹에서 실적을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이지만, 온전히 지배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GS그룹의 지배구조는 지주사 GS 아래 GS에너지(100%), GS리테일(65.8%), GS E&R(87.9%), GS홈쇼핑(36.1%), GS글로벌(50.7%) 등이 위치한 구조인데, GS칼텍스는 GS에너지의 자회사다.

GS칼텍스는 GS그룹과 다국적 석유기업 쉐브론이 공동설립한 회사로, GS에너지가 50%, 쉐브론 계열사가 나머지 절반을 소유하고 있다.

때문에 GS그룹 역시 GS칼텍스를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분류해놨다. 종속기업과 관계기업을 구분하는 기준은 지분율이 기준인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IFRS) 상 지분율 50%이면, 종속기업으로 편입돼 연결 재무제표 작성시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 등을 지배회사 실적에 포함시켜 작성한다. 

지분율이 20%이상 50% 미만이면 관계기업으로 분류되며, 이 경우 지분법 회계 처리를 통해 지분율만큼 당기순이익이 지배회사 실적에 반영된다.

GS그룹이 관계기업으로 분류해놓은 기업은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GS칼텍스를 비롯해, GS홈쇼핑(36.10%) 등 27곳이다.

GS칼텍스 경영에도 쉐브론이 적극 관여하고 있다. GS칼텍스 이사진 10명 중 5명이 쉐브론 인사다. 때문에 GS그룹 역시 GS칼텍스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에 대해 완전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분류해놨다.

▲GS그룹 지분도(2020년 기준) ⓒ공정위
▲GS그룹 지분도(2020년 기준) ⓒ공정위

◆ 허태수 회장 특명 "신사업 발굴하라"

GS그룹에서도 합작회사인 GS칼텍스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코로나19로 정유업계가 톡톡히 부진을 겪으며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대한 필요성을 톡톡히 느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그룹의 수장으로 새로 선임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GS그룹은 출범부터 허창수 전 회장이 15년간 이끌어 왔다. 안정적인 사업 경영으로 자산규모 66조의 재계 8위 그룹을 일궈왔지만, 정유·에너지로 치우진 사업 부문을 다변화할 필요가 생겼다는 판단이다.

허태수 회장은 허창수 전 회장의 막내동생으로 회장 취임 전까지 GS홈쇼핑 부회장을 맡고 있었다. 허 회장은 취임 후 전통 산업 의존도가 높은 그룹에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GS그룹은 신사업 발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첫 단추가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통합이다. 오는 7월 양사를 합병하고, 디지털커머스 2,700억원, 인프라 및 기술 분야 5,700억원, 신규 사업 발굴 1,800억원 등 향후 5년간 1조원 투자해 미래형 유통·물류회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2025년까지 취급액 25조원을 목표로 신규 물류센터 6곳도 짓는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은 GS그룹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허태수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새해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으로 미래 경쟁력을 키워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신사업은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친환경,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까지 확대해 기회를 찾아야 하며 계열사 간 인적 물적 역량을 결합할 필요가 있다"면서, "스타트업, 벤처캐피털 등과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 GS의 투자 역량을 길러 기존과 다른 비즈니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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