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LPG선의 시운전 모습. ⓒ한국조선해양
▲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LPG선의 시운전 모습. ⓒ한국조선해양

- 3년치 일감 확보했으나 실적반영엔 시차

- 철광석 값 상승으로 후반값 인상…수익성 줄어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세계 조선 수주량이 5년 만에 3배가 증가하는 등 호황으로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도 늘었지만 철광석 값 인상, 영업 실적 반영 시차 등을 이유로 오는 실적에는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조선업계는 잇따라 수주 낭보를 울리며 향후 3년치 일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세계 선박 누적 수주량은 1,543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했다. 이는 5년 전 조선수주 침체기로 불리던 2016년에 비해 3배 높은 수치다.

특히 경기 부양 효과에 의한 수입물량 증가로 컨테이너선 수요가 늘면서 올해 1분기 발주량이 전년 동기 대비 901.6% 증가, 1분기 세계 선박 발주량의 56%를 차지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싱가포르 조선사 케펠과 동반으로 브라질 페트로브라스가 발주한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1기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8,500억원에 달한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번 계약을 포함해 조선해양부문에서 총 101척(91억 달러)을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149억 달러)의 61%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도 같은 날 3,700억원 규모의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을 수주했다. 이로인해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목표금액인 77억 달러의 약 33% 달성한 셈이다. 아울러 삼성중공업 또한 올해 1분기 5,069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으나 1분기에만 5조 7,000억원 규모의 선박 42척을 수주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반면, 국내 조선 3사의 잇따른 수주 낭보에도 불구하고 철광석 가격이 오르자 업계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후판(두꺼운 철판) 원자재인 철광석의 가격이 오르면 배를 만들 때 필요한 후판 값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수주 했을 당시보다 높아진 금액으로 배를 건조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과거 수주 당시에는 선가도 상대적으로 낮았던 탓에 당분간 조선업계의 이익, 매출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 후판의 가격을 살펴보면 국내산 후판의 올해 3월 평균 1차 유통가는 전년도 12월 대비 28.2% 상승한 톤당 81만1,000원 수준이다. 중국산과 일본산 후판의 3월 평균가격 역시 지난해 12월 대비 각각 26.7%, 24.5% 올랐다.

또 조선업 또한 수주산업으로 설계·건조·인도 등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되고 올 상반기에 이뤄진 수주가 실적에 수치로 반영되려면 약 1~2년의 시간이 필요한 영향도 있다. 이로 인해 최근 조선업계의 수주업황과 실적전망 사이에서 온도차가 보이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급등이 지속될 경우 수주 계약을 성사할 때 보다 수익성이 하락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현재 건조되고 있는 선박의 수주 당시 가격이 지금보다 현저하게 낮았고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조선사가 체감하는 부담은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조선업계의 수주 호황기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이르면 내년 중 실적 개선이 가시화 될 수 있다”며 “다만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부진했던 조선업계 수주가 올해 들어 몰리면서 기저효과를 보인 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대(大) 싸이클 진입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 선종들의 평균 폐선령이 20~30년 사이에서 밴드를 형성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최소 2024년은 되어야 노후 선박을 보유 중인 선주 및 해운사들의 대규모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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