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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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4월 말 기준 11조100억원

- 가상화폐·주식시장 ‘머니무브’

- 유동성 확보 차원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4대 시중은행들이 발행한 은행채가 올해 4월까지 1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대출수요가 증가한 상황에서 가상화폐·공모주 열풍에 따른 은행권 가계대출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은행 입장에선 유동성 확보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 주된 배경이다. 한편에선 은행채 확대가 대출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단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채권 발행은 예‧적금보다 이자율이 더 높아 은행들이 높은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6일 각 은행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올해 들어 발행한 은행채 규모는 1분기에만 8조1,600억원으로 집계됐다. 4월 들어 2조8,500억원이나 발행 규모가 늘면서 지난달까지 총 11조100억원이 발행됐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3조9,900억원으로 가장 많이 발행했다. 이어 우리은행(3조2,500억원), 국민은행(2조200억원), 하나은행(1조7,500억원)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까지 누적 발행액(8조3,100억원)과 비교하면 30% 이상 많은 수준이다.

은행 전체로 확대해도 1년 전보다 발행액은 증가했다. 금융투자협회 공시를 보면 올해 1분기 은행채 발행액은 39조7,6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액 36조8,400억원 보다 2조9,200억원(7.9%) 증가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와 관련이 깊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조사대상 은행 모두 LCR이 100% 이하로 하락한 바 있다. 은행들이 LCR을 100%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순현금유출액을 줄이거나 고유동성자산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은행권의 하반기 은행채 발행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LCR은 향후 30일간 예상되는 순현금유출액 대비 현금화하기 쉬운 고유동성자산의 비율을 말한다. 은행들은 원래 이 비율을 100% 이상 유지해 왔는데,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대출이 대거 집행되면서 LCR을 맞추기 어려워지자, 당국은 올 9월까지 한시적으로 이 규제를 85%로 완화해줬다.

LCR이 하락추세를 보였던 것은 대출수요 급증과 대출 원리금 상환유예, 저금리 기조에 따른 예·적금 이탈이 맞물린 결과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까지 은행의 가계대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특히 정기예금이 축소되고 요구불예금마저 빠져나가면서 은행의 유동성 커버리지비율(LCR)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금융권에선 현재 전체 시중은행들의 LCR이 100% 밑으로 떨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은행들은 자금의 60~80%가량을 예금으로 조달하고, 나머지의 대부분을 채권 발행을 통해 확보한다”며 “은행채 금리는 보통 만기 기간이 같은 국채금리에 은행별 가산금리를 더해 책정하는데, 은행들은 다른 기업에 비해 신용도가 높기 때문에 시장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채권을 찍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채권 발행을 통해 은행들이 높은 이자를 부담하게 되면서 이를 감당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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