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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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에스알 타임스) 이호영 기자]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위원장 주재현)와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위원장 이종성)은 6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MBK는 홈플러스 인수 6년만에 3조 5000억원 가량 부동산을 처분했고 직간접 고용 직원 9000명을 내쫓았다"고 성토하고 부동산 투기, 먹튀 매각 등 사모펀드 규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홈플러스 노조는 "앞서 지난해에만 8월, 9월 잇따라 정부에 MBK 부동산 투기를 막아 일자리를 지켜달라고 1만 5000명이 서명한 요구 서한을 전달했지만 바뀐 게 없다"며 "철저히 외면 당했다"고 했다. 

지난 3월 24일 사모펀드 제도 개선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일반 투자자 보호 장치 확대 등에 머물렀다. 근로자 보호를 위한 사모펀드 기업 사냥, 부동산 투기나 먹튀 매각 관련 규제는 없다.

MBK파트너스는 국내 토종 사모펀드로 알려져 있지만 핵심 주주들은 캐나다연금,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등으로 외국 자본과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MBK파트너스는 2015년 인수 자금 7조 2000억원 중 5조원을 차입하는 사상 최대 차입 매수(LBO)를 추진,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인수 대금  71% 가량을 외부 빚으로 조달한 것이다. 자체 조달 금액은 2조 2000억원에 그쳤다. 

홈플러스 노조에 따르면 인수 직후 MBK는 홈플러스가 벌어들이는 족족 이자 갚는 데 썼다. 2016~2019 지출 이자 비용은 1조 2635억원이다. 지출 이자가 같은 기간 영업익 합계 9711억원보다 2924억원이 더 많다. 

노조에 따르면 2015년 7조 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는 인수 차입금 상환을 위해 부동산을 닥치는 대로 매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MBK가 팔아치운 홈플러스 부동산 금액만 3조 5000억원 가량이다.

지난 한 해만 4개 매장 매각으로 1조 2000억원 대금을 확보했다. 홈플러스 140개 매장 중 지난해 매각에 들어간 안산점(4000억원대)과 대전둔산점(3840억원), 대전탄방점(3000억원), 대구점(1279억원) 모두 알짜 매장이다. 

올해 3월 폐점 매각을 발표한 가야점도 부산지역 매출 1위, 전국 매출 5위다. 이 중 대전 탄방점은 지난 2월 말 폐점이 완료됐다. 이외 4개 매장은 매각이 진행 중이다. 

최근 홈플러스는 연내 10개 점포 하이브리드 디스카운트 스토어(HDS) '홈플러스 스페셜' 전환 등 매장 재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지만 노조는 이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매장 전환 등에 들어가는 비용은 리뉴얼 수준으로 이같은 매각 금액을 상계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외 실적 부진을 이유로 3월 정리한다고 밝힌 대구스타디움점은 임대 기간이 10년이나 남았고 무엇보다 문제는 부실 점포 정리 경우 인력 운용 계획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노조는 동종업계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 부실 점포 정리와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보고 있다. 본질적으로 투기 자본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 이상 발전적인 성장 계획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인데, 부실 점포 정리 등을 진행한다는 것은 결국 빚 갚고 투자금 회수 이외 다른 목적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노조는 "요즘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 기업이 자산 유동화해서 살겠다는데 그걸 막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단지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생존 계획과 새로운 사업 투자 계획 등이 있어야 할 텐데 MBK가 주인인 현재의 홈플러스는 그런 계획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자기 자본 30% 가지고 들어와서 홈플러스 기업 가치로 돈 당겨서 이외 노동자와 현장 부동산, 외주업체 이런 모든 것 다 정리해서 자신들 채무 갚고 이득 챙기는 데 혈안이 돼 있을 뿐"이라고 했다. 

노조는 "백번 양보해서 부실 점포 정리할 수 있다고 쳐도 가장 문제는 지금의 홈플러스는 정리 후 투자나 인력 계획 등 언급할 수 있는 장기 비전이 없다는 데 있다"고 했다. 

이어 "MBK가 마트 사업할 의지가 없는데 영업이 제대로 되겠느냐"며 "결국 구조조정으로 근로자에게 떠넘겨지고 있는 게 문제"라고 했다. 

MBK 인수 후 6년 동안 홈플러스를 떠난 근로자들은 직간접 고용 인원 9000명에 달한다. 인력 감축으로 노동 강도는 심해졌다. 2015년 2만 5359명이던 홈플러스 직원수는 올해 2월엔 2만 830명이다. 외주 협력사 직원 4349명이 줄어 MBK 인수 후 약 인력 3분의 1이 감소했다. 

대형마트 매장은 평균 130~150명, 평균 100명 가량이 필요한데 홈플러스 지금 매장 당 직원수는 약 70명 정도다. 노조는 "이같은 인력수로는 매장 운영이 안 되니 멀티화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며 "HDS는 선택이 아닌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했다.

이종성 홈플러스일반노조 위원장은 "사모펀드 MBK는 기업을 마치 부동산 영업하듯 땅을 팔아치우고 그 자리 직원들은 전부 길거리 나앉게 만들고 있다"며 "부동산 투기 잡는다고 하면서 정작 투기로 조 단위 이익 챙겨 가는 사모펀드는 놔둔 채 정부, 기업은 노동자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사모펀드 법 규제 강화하고 더 강력한 규제로 현장, 근로자를 지켜달라"고 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현재 홈플러스는 기형적인 통합 운영 등으로 '직원은 골병, 고객은 불만, 매장은 엉망'이 돼가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MBK 끝장투쟁 돌입을 선언하고 전국 매장에서는 4월부터 현장 투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노조는 투쟁 수위를 높여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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