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노화로 인해 신체의 여러 기능이 저하된다. 그 중에서도 시각은 가장 노화가 빨리 시작되는 감각으로, 가장 흔한 노화의 증상에는 노안과 백내장이 있다.
위 두 질환은 초기 증상의 성격이 같아 혼동하기가 쉽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나타나는 안질환으로, 수정체가 혼탁한 정도와 위치, 범위에 따라 증상과 시력 감소가 다르게 나타난다. 수정체 중앙에서 혼탁이 발생한 경우에는 밝은 곳에서의 시력 저하가 심해지고, 어두운 곳에 시력이 좋아지는 것으로 느낄 수 있다. 다만, 백내장이 전체적으로 혼탁해진 경우에는 밝기와 상관없이 항상 시야가 흐릿해 일상에 지장을 준다.
노안 역시 수정체의 이상으로 나타나지만,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것이 아닌 탄력성이 떨어지면서 나타난다. 노안이 시작되면 멀리 있는 사물은 잘 보이지만 가까이에 있는 사물은 흐리게 보이는 근거리 시력 장애를 동반한다. 따라서 컴퓨터나 휴대폰의 글자가 흐릿하게 보이거나 코 앞의 작은 글씨가 보이지 않는다면 노안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백내장이 오면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백내장 초기에는 약물 치료로 진행 속도를 늦추며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안구 관리에 더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상이 심각하거나 완치를 위해서는 수술이 불가피하다. 대표적인 백내장수술에는 인공수정체삽입술이 있는데, 노화된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인공수정체삽입술은 단초점과 다초점 수술로 나뉜다. 단초점인공수정체는 근거리나 단거리 하나만 선택해 시력을 개선할 수 있으며, 수술 후 돋보기나 안경 착용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다초점인공수정체는 이러한 단점을 개선한 수술로 근거리와 원거리를 모두 잘 볼 수 있게 하여 노안과 백내장 증상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다초점인공수정체는 렌즈에서 빛이 두 가닥으로 꺾이면서 망막에 도달하는 빛의 양을 자동으로 조절하기 때문에 모든 거리가 잘 보이며 돋보기나 안경 착용도 필요 없다.
무엇보다도 다초점인공수정체삽입술은 수술에 소요되는 시간이 10~15분 정도로 짧고, 회복도 비교적 빨라 일상으로 빨리 복귀할 수 있다. 또한, 국소 마취로 수술이 진행되어 입원이 필요 없으며 최소로 절개하기 때문에 출혈이나 통증도 거의 없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의료진의 전문성이다. 다초점인공수정체삽입술은 수술 자체로 보았을 때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수정체낭 절개는 100% 의료진의 기술력에 의존하기 때문에 안과 수술 중에서도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특히, 환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른 다초점인공수정체 선택이 정확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수술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포인트인 만큼, 만족스러운 시력 개선을 위해서는 수술 전 의료진의 충분한 경험과 기술력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압구정안과의원 고병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