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현대 1, 2차 아파트 전경 ⓒ네이버 지도
▲압구정 현대 1, 2차 아파트 전경 ⓒ네이버 지도

-갭투자 막히기 전 매수문의 급증

-30억 이상 고가주택도 신고가 거래성사

-“토지거래허가제 재건축 신호탄”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서울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지역 총 54개 단지에 27일 토지거래허가제 지정효력이 발효됐다.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안정적 추진과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위해 국토부, 시의회 협력을 얻어야 하는 상황에 정부정책과 반대로 재건축 단지 집값이 과열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1일 서울시는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지역 총 54개 아파트 단지에 시세차익을 노린 갭투자 차단과 집값 안정을 목적으로 거래허가제 시행을 알렸다. 이들 지역에선 규제시행 직전까지도 매수문의가 이어지고 신고가 거래가 체결되는 등 집값이 들썩였다. 

이에 지역 내부에선 토지거래허가제가 거래규제면서도 집값 상승과 재건축 사업 추진의 신호탄이라는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않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단지 전경 ⓒ네이버 지도
▲여의도 시범아파트 단지 전경 ⓒ네이버 지도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지역에선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되기 하루 전인 26일까지 신고가 거래가 속출했다.

주택을 대상으로 거래허가제가 적용되면 구청장 허가, 2년 실거주 의무, 자금조달 계획서 제출 등 규제적용으로 전세를 낀 갭투자가 불가해지자 규제 발효 전에 매매계약을 체결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각 지역별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2차 140.9㎡전용은 지난 23일 39억8,000만원(12층)에 매매되며 지난 1월 거래가 34억6,000만원(5층) 대비 5억2,000만원 오른 금액에 거래됐다. 또 압구정 현대 아파트 1~7단지 108㎡전용은 평균 30억을 호가하고 최근에는 7차 단지에서 245㎡전용이 80억원에 매매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영등포구 여의도에서도 지난 21일 시범아파트 전용면적 118.12㎡가 약 18일 만에 24억원(지난 3일, 3층)에서 2억원 오른 26억원 신고가로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전용은 지난 1월 21억3,000만원(7층), 2월 22억원(5층)으로 단기간 내 가파른 가격 상승을 보이고 있다.

여의도 소재 공인중개사 A씨는 “15억원 이하에 딱 맞춰 내놓은 매물은 수요가 많아 일찍이 소진됐고 비교적 낮은 가격에 매물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고가 단지 매물로 급하게 거래를 체결하기도 했다”며 “거래허가제가 재건축 사업 신호탄으로 여겨진데다 민간사업으로 수익성이 날 것이 확실하다 여긴 탓”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내 다른 공인중개사 B씨는 “규제 발표가 된 직후에는 문의가 많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문의가 많아지고 거래가가 빠르게 오르는게 확인되자 매물을 거두는 매도인들도 있었다”며 “여의도는 50층 종상향 후에는 50억원대 아파트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성수 전략정비구역 조감도 ⓒ서울시
▲성수 전략정비구역 조감도 ⓒ서울시

특히 목동 신시가지 단지에서 23일부터 3일간 신고가 거래가 잇따라 체결됐다. 목동은 이달 들어 신고가만 총 8건이 나왔다.

지난 23일 광진구 목동 신시가지 2단지 95.67㎡전용(10층)은 직전거래가(19억원) 대비 1억원 가량 오른 20억원에 거래가 체결됐다. 다음날 3단지에서 122.35㎡전용(5층)이 지난해 12월 거래가 21억원(4층) 대비 3억원 오른 24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25일에는 2단지에서 122.35㎡전용(5층)이 직전 거래인 지난해 11월 22억원 대비 1억5,000만원 오른 23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광진구 소재 공인중개사 C씨는 “지난 해에도 토지거래허가제 이슈가 있었는데 그때와는 수요자가 받아들이는 결이 다르다”며 “당시에는 강남구에서 거래계약이 불발했다거나 집값 상승이 안정됐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거래량은 줄더라도 호가가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구 성수동 소재 공인중개사 D씨는 “규제가 시행되면서 오전에는 매매 문의가 없었으나 언론보도가 잇따르자 다시 매매문의가 늘고 있지만 매물이 없어 못 판다”며 “아파트 외에도 지역내 단독·연립주택 매물을 찾는 사람도 있었고 해당 매물들은 20평대도 18억원 이상 호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성사한 거래는 대부분 서울시장 당선을 이후로 수천씩 높아진 가격에 체결되고 있다”며 “현금부자를 위주로 매매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최근에는 토지거래허가제 이슈와 지역 내 개발호재가 맞물리면서 하루 3건 이상 거래를 기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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