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5.15 (토)
사회적 책임 이끄는 인터넷신문
HOME 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 페퍼저축은행, 차주정보 거래…‘책임’ 전가하지 마라
  • 전근홍 기자
  • 승인 2021.04.16 09:09:19
  • 댓글 0

[SRT(에스알 타임스)타임스 전근홍 기자] “업무 제휴 차 연락드렸다. 소속된 페퍼저축은행 이외에 상품 조건에 따라 타 금융사에서 대출이 실행될 경우 0.5~1.6%의 수수료를 지급해 줄 수 있다. 취급 금융사 ‘중개 수수료’ 조견표 드릴 테니 잘 부탁한다.”

페퍼저축은행과 계약을 맺은 ‘피더블유에프에스’라는 대출모집법인 소속 모집인이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한 대부업체에 제안해온 말이다. 정부가 법정 최고금리를 연 20%로 낮추기로 하면서 수익하락을 걱정하는 대부업체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제휴를 맺자는 취지다. 

금융사로부터 대출 실행 액의 최대 4% 수수료를 받는다면, 차주 정보 제공 대가로 자체 기준으로 만든 1.6% 남짓의 중개수수료를 3.3% 소득세 공제 후 지급해주겠단 것이다.

모집인이 밝힌 취급 금융사는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OSB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 ▲예가람저축은행 ▲키움예스저축은행 ▲키움저축은행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JB우리캐피탈 ▲애큐온캐피탈 ▲BNK캐피탈 ▲현대캐피탈 ▲푸본현대생명 등이다.

명백한 1사 전속의무 위반이다. 위촉 계약을 맺은 금융사 상품만 취급해야 하지만 대출이 실행된 후 금융사로부터 받게 되는 ‘수수료’ 나눠먹기를 위해 불법적 행태가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취재가 시작되자 페퍼저축은행은 대출모집법인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내놓은 입장은 고작 “대출모집인 모범규준에 따라 위반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교육하고 있으며 사실관계 파악 뒤 상응하는 징계가 내려질 것”이라는 답변뿐이었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도가 나간 뒤 페퍼저축은행과 계약을 맺은 대출모집법인 관계자는 “회사의 이미지 실추는 어떻게 할 거냐. 보도내용 중 오류가 있는 부분에 대해 사비를 털어서라도 조치할 것이며, 두고 보자”는 협박성 발언을 일삼았다. 이후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사안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대출은 금융사가 정해둔 대출금리에 응하는 형태로 이른바 낙성계약(諾成契約) 방식으로 실행된다. 서류작성 등의 절차적 요식행위(要式行爲)를 거치고 있지만 고객들은 유리한 금리 조건 등을 쉽사리 파악할 수 없다.

시중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NH농협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한 취약차주들은 대출모집인의 말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절박함을 지닌 사람들이다. 나아가 대부분의 저축은행이 대출모집법인을 통해 가계대출을 실행하고 있는 상황에 비춰보면, 자신들의 관리 부실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각고(刻苦)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표명이 먼저다.

단순히 모집인의 일탈로만 단정 짓거나 보도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코지를 할 수도 있다는 식의 행태는 자정작용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자백이다.

모집인이 1사 전속의무를 위반해 ‘다단계 대출’ 영업을 한 것을 두고 그러한 행위를 하도록 유도한 책임이 페퍼저축은행과 대출모집법인에 없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금전대여를 통해 이익을 보고자 한다면, 적어도 이익을 본 만큼 고객에게 유리한 조건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이러한 점들이 잘 작동되고 있는지 살펴야 하는 책무를 져버리고 개인적 일탈로 치부하거나 협박성 발언을 하는 행태는 불법을 자행하는 고금리 사채업자와 다를 바가 없다. 

정도경영(正道經營)이라는 고언(古言)이 있다. 고객에게는 정직해야 하고,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공정한 거래를 하며, 주주와 사회에 올바른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페퍼저축은행과 피더블유에프에스 대출모집법인이 억지로 시간 내서라도 곱씹어야 하는 귀중한 말이다.    

전근홍 기자  jgh2174@naver.com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근홍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