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타워 돈의문 ⓒDL이앤씨
▲D타워 돈의문 ⓒDL이앤씨

- DL, DL이앤씨 주주 대상 현물출자 유상증자 실시

- DL이앤씨 1주당 DL 신주 1.5주 예상

유상증자 후 DL이앤씨는 DL 자회사로 편입…대림은 DL 지분 확대

[SR(에스알)타임스 김경종 기자] DL그룹이 지난해부터 진행해 온 지배구조 재편 작업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지주사 DL이 실시하는 유상증자를 거치고 나면, 그룹은 대림→지주회사 DL→DL이앤씨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는 동시에, 약한 연결고리로 여겨졌던 DL에 대한 대림 지분을 크게 높이게 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DL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지난 19일 공시했다.

통상 기업의 유상증자는 주식을 새로 발행해 기존 주주나 새로운 주주에게 돈을 받고 파는 방식이다. 이 경우 새로 발행한 주식만큼 기업은 자본금이 늘게 된다. 예를 들어 액면가 5,000원의 주식을 10만주 발행하면, 기업의 자본금은 5억원이 늘어난다. 

이번에 DL이 발표한 유상증자는 현물출자 방식이다.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되, 돈을 받고 파는 것이 아니라 DL이앤씩 주식을 돈 대신 받기로 한 것이다. 따라서 DL이 실시한 유상증자에는 아무나 참여할 수 없고, DL이앤씨 주주만 참여 가능하다.

청약일은 4월 21일부터 5월 10일로 이 기간 내에 청약 신청을 한 DL이앤씨 주주에게만 DL 주식을 신주 배정해 준다. DL이 책정한 DL이앤씨 매수 가격은 1주당 11만8,085원이다. 동시에 새로 발행할 DL 신주 가격은 주당 7만8,286원이다. 

이들 주식간 가격 비율이 곧 교환 비율이 된다. 11만8,085원 : 7만8,286원=1.5 : 1이므로 DL이앤씨 주식 1주당 DL 신주 1.5주를 배정받을 수 있다. 다만 DL 신주 발행가격은 4월 14일~16일 주가를 기준해서 확정되기 때문에 교환 비율은 소폭 달라질 수 있다.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목표한 DL이앤씨 주식 수량은 보통주 840만주다. DL이앤씨 1주당 11만8,085원으로 책정했으므로 목표 수량 840만 주를 곱하면 9,919억원, 약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된다.

하지만 DL이앤씨 주가가 현재 12만원 내외에서 형성되고 있어 책정된 매수 가격에 비하면 낮다. 따라서 일반 주주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할 유인이 작아, 오너일가 등 특수관계인만 응할 가능성이 높다. 총 매수 규모도 목표한 1조원에는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 기업 분할안 ⓒDL이앤씨
▲대림산업 기업 분할안 ⓒDL이앤씨

실질적인 현금 유입이 없음에도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속내는 오너 일가의 그룹 장악력 확대다. 이번 유상증자도 지난해 대림산업을 지주회사, 건설회사, 석유화학회사로 분할할 때부터 예견됐다.

기업 분할 전 DL그룹은 이해욱 회장→대림(대림코퍼레이션)→대림산업→대림건설, 글래드호텔앤리조트 등 계열사 등 구조로 이뤄져 있었다.

이 회장이 대림을 52.3% 소유하고 있었지만, 대림이 대림산업을 21.7% 소유에 그치면서 그룹의 약한 고리로 지적됐다.

이번에 대림이 DL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가지고 있는 DL이앤씨 주식 21.7%를 모두 처분한다면, DL은 DL이앤씨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동시에 대림은 DL 신주를 받아 지배력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된다.

현재 DL이앤씨를 소유하고 있는 특수관계인은 대림 21.7%(419만5,039주), 대림학원 1.26%(24만4,442주), 이해창 등 5인 0.18%(3만 5,557주) 등 총 23.1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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