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마켓컬리

[SR(에스알)타임스 이호영 기자] 쿠팡을 선두로 '코로나19' 특수를 입은 이커머스 스타트업들이 속속 상장에 나서고 있다. 국내 치열한 온라인 새벽배송전에서 실력과 실적을 닦은 배송 강자들이 상장을 가시화한 것이다. 마켓컬리는 시점을 당겨 연내 상장 계획을 밝혔다. 이외 티몬은 일찌감치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 상장을 예고, 올 하반기 상장할 예정이다.

19일 마켓컬리는 "상장하기로 결정했을 뿐 지금으로선 구체화한 게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상태다. 아직 미국 등 해외 증시 상장일지 국내 증시 상장일지도 정해진 게 없다는 것이다. 국내외 증시 동시 상장 등 가능성은 전부 열려 있는 상태다. 

특히 쿠팡에 이어 마켓컬리 상장이 잇따라 성공한다면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두 기업 모두 국내 배송 혈전 주자로서 '코로나19' 특수로 키운 덩치를 발판으로 직상장 기회를 잡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마켓컬리 매출은 952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 급증했다. 전년 매출 4259억원 대비 2배 매출이 뛰면서 1조원에 육박하게 된 것이다. 이는 신세계 쓱닷컴(매출 1조 2941억원, 거래액 3조 9236억원)과 홈플러스 온라인 부문(매출 약 1조원)  등 국내 유통 대기업 온라인몰 매출 수준이다. 

누적 적자 규모는 2600억원 가량이지만 마켓컬리 재정 상황이 기업 공개(IPO) 가능할 정도로 개선됐다는 게 고무적이라는 자체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이 150억원 정도 늘었지만 매출액 증가 대비 영업손실 확대가 크지 않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실적 확대와 상장 추진 등 소식이 맞물리며 비상장 주식 거래 시장에서 마켓컬리 주가는 5만 7700원으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이미 마켓컬리 기업가치는 1조 3213억원으로 불어난 상태다. 

이번 마켓컬리 상장 선언은 6년차 유니콘이 국내 1호 유니콘 뒤를 따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당초 2~3년내 '흑자' 전환 후 상장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해왔던 마켓컬리가 여전히 영업손실 상태에서도 상장 시점을 연내로 당겨 언급한 것은 쿠팡 상장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적자이지만 성장 가능성을 인정 받아 뉴욕증시 상장으로 누적적자 4조 5500억원을 털어내고도 남을 5조원 가량을 조달하게 된 지점이 고무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해당 조달 자금을 적자 해소가 아닌 물류 인프라와 인력 충원 등 지속 투자한다는 방침이지만 비단 마켓컬리뿐만 아니라 이를 지켜본 국내 스타트업들이 받았을 자극은 쉽게 예상하고도 남을 상황이다. 

자신할 수 있는 것이라곤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아이템' 하나로 시장에 뛰어든 스타트업들은 성장을 위한 투자금에 목마를 수밖에 없다. 

당장 적자에 허덕이더라도 이를 믿고 지원해줄 벤처 캐피탈(VC)을 찾는 데 혈안이지만 해당 기회를 잡는 것은 소수에 불과한 현실이다. 

쿠팡을 통해 또 하나의 자금 유치 기회가 현실화한 셈이다. 실제 관련 전문가들은 쿠팡이 한국 스타트업과 유니콘 가능성을 각인시키면서 미국 증시 상장을 염두에 둔 국내 유니콘뿐만 아니라 미래 예비 유니콘에게 호기를 열어놨다고 보고 있다. 

쿠팡 상장을 계기로 주목 받는 국내 유니콘은 옐로모바일(쿠차), 엘앤피코스메틱(메디힐),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야놀자, 위메프, 무신사, 쏘카 등이 있지만 같은 이커머스업계, 그것도 치열한 배송 격전 중인 마켓컬리야말로 제대로 호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켓컬리는 "상장 자체가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쿠팡과 동종업계 몸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켓컬리는 상장 후광을 입을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당초 쿠팡이 160조원대 이커머스 시장을 넘어 500조원대 국내 커머스 시장을 대상 시장으로 삼은 만큼 글로벌 어느 이커머스 시장보다 격전을 치르고 있는 스타트업 성장성은 이미 업그레이드, 재평가됐다고 보고 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