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미의 엄마손맛
▲ⓒ김수미의 엄마손맛

미나리는 아무데서나 잘 자라서 누구든 뽑아먹고 건강해질 수 있어. 김치나 찌개에 넣어서 먹을 수도 있고 아플 땐 약도 되고. 원더풀 미나리.”<영화 미나리에서>

3월 극장가에 이목이 집중된 영화 중 하나가 ‘미나리’다. 46회 LA 비평가 협회상(여우조연상)과 36회 선댄스영화제(심사위원대상(미국 드라마), 관객상(미국 드라마)을 받으며 인기 돌풍을 일으킨 작품이다. 낯선 땅 미국에서 정착하는 이민 한인 가정을 그린 이 영화는 맵지 않은 된장 같은 은은함이 담백하게 흐른다. 한국의 정과 미국의 담담함이 가족애로 잘 버무려진 느낌이다.

영화에서 할머니 순자는 미국에 사는 딸의 집으로 간다. 그녀는 한국에서 고춧가루, 멸치, 한약, 미나리씨를 가방에 가득 담아갔다. 순자는 미나리씨를 아무데서나 잘 자란다며 집 주위에 뿌린다.

그런데 영화 제목은 왜 미나리일까. 왜 그녀는 미나리를 휘휘 뿌렸을까. 작가의 의도를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글은 공개되면 작가의 영역을 넘어 독자의 몫이 된다. 나는 미나리에서 양가적(兩價的) 감정을 읽었다. 척박한 환경과 따뜻한 가족애다. 그리고 완성이다.

실제로 자연의 미나리는 열악한 곳에서도 자란다. 우리나라 자생식물인 미나리는 물기만 있으면 잘 큰다. 자라는 대로 수시로 수확도 한다. 마치 자식에게 무한 사랑을 주는 어버이와 같다. 식용 미나리의 제철은 봄이다. 영화 미나리가 개봉된 3월부터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된다.

▲영화 <미나리> 포스터 ⓒ 판씨네마
▲영화 <미나리> 포스터 ⓒ 판씨네마

향긋함과 부드러운 식감이 돋보이는 미나리는 밥이나 면 또는 탕과 찌개에 넣어 먹는다. 생채나 샐러드, 숙채, 볶음, 전과 튀김 등으로 활용된다. 조림이나 찜으로도 인기이고, 각종 김치의 양념으로도 안성맞춤이다. 미나리는 숙취 해소 효능이 있다. 술 마신 다음날 제격이다.

영약학적으로도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산성체질 중화에 도움이 된다. 다량 함유된 칼륨은 체내의 중금속과 나트륨 배출에 유용하고, 이소람네틴과 페르시카린 성분은 염증 억제 효과가 있다. 많은 섬유질은 변비에 좋고, 칼로리가 거의 없어 다이어트 효과도 있다.

한의학에서의 약명은 수근(水芹)과 수영(水英)이다. 성질은 서늘하고 매우면서도 달다. 해독, 혈액정화, 간기능 강화, 혈압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갈증해소, 두뇌 청량감, 주독제거, 대소장 소통, 두통제거, 구토억제 효과를 기록했다.

미나리는 영화 대사에 나오는 것처럼 아무데서나 잘 자라고, 독립 요리로, 또는 여러 음식에 넣어서 먹을 수 있는 만능 건강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야말로 원더풀 미나리다. 다만 향이 강한만큼 위장병이 있으면 많은 섭취는 삼가는 게 좋다.

 

 
 

◀글쓴이 김대복

반찬가게 프랜차이즈 ‘김수미의 엄마 손맛’을 운영하는 식치기업 씨와이비(CYB)의 대표이사다.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 원장이다. 수미(粹美)반찬과 식치 반찬가게 창업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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