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 총 영업이익 대비 인건비 급증

- 지난해 말 명예퇴직 시행 등일회성 비용지출 늘어난 영향

- 전 금융권 비용효율화 집중

-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신년사 "그룹내 CIR 높기에 비용효율화 필요"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4대 금융그룹 가운데 지난해 우리금융그룹의 영업이익경비율(CIR)이 유일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IR은 총 영업이익(이자이익+비이자이익) 대비 인건비나 점포 임차료 등 판매관리비가 얼마나 지출됐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효율적으로 영업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4분기 들어 예상보다 큰 규모의 희망퇴직비용과 영업외 비용 등의 일회성 요인으로 비용 지출이 늘었던 탓이지만 대다수의 금융사가 코로나19로 촉발된 비우호적 환경에 비용절감에 무게를 두는 경영전략을 수립해왔다는 점에서 보다 효율적인 방식으로 전략적 변화를 주도록 우리금융에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2일 각 금융그룹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4대 금융그룹(신한·KB국민·우리·하나금융)의 CIR 평균은 50.05%로 조사됐다.

금융그룹별 증감추이를 보면 KB금융그룹의 CIR은 지난 2019년 54.9%에서 지난해 54.7%로 0.2%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희망퇴직규모 확대와 인수합병(M&A) 관련 일회성 비용이 늘었지만, 전반적인 수익창출력이 높아지며 전년 수준의 CIR을 유지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1년 새 CIR이 46.1%에서 45.2%로 0.9%포인트 낮아졌다. 당기순이익 기준으론 리딩뱅크의 지위를 KB금융에 내줬지만 4대 금융 중 가장 낮은 CIR을 유지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지난해 CIR은 45.3%를 기록하며 4분기 연속 40% 중반대를 유지했다. 1년 전에 견줘서도 5.0% 포인트 낮아졌다. 

◆ 우리금융 ‘CIR’ 상승 유일…“영업이익보다 판매관리비 지출↑”

우리금융그룹의 CIR은 유일하게 상승했다. 우리금융의 경우 1년 새 CIR이 52.0%에서 55.0%으로 3.0%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CIR 산출식상 총영업이익 증가 규모가 판매관리비 증가 규모를 밑돌아 벌어진 현상이다.

실제 우리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금융그룹의 경우 판매관리비 증가율이 총 영업이익 증가율 보다 낮은 편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KB금융의 총영업이익 증가율은 5.4%, 6.4%, 9.3%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판매관리비 증가율은 신한금융이 1.5%, 하나금융 -4.6%, KB금융이 9.0%로 집계됐다. 총 영업이익 증가 폭이 판매관리비 증가 폭보다 커지면서 전체적인 CIR수치가 낮아졌던 것이다.

반면 우리금융의 지난해 말 총 영업이익은 1.7% 감소한 반면 판매관리비는 3조9,5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5%나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인건비가 지난 2019년 2조3,910억원에서 지난해 2조5,330억원으로 5.9%나 늘었는데, 해당금액 중 ‘명예퇴직비’라는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2조3,3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4.3%나 증가했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명예퇴직비용은 2,020억원이다.

이에 대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도 그룹내 CIR이 과도하게 높다며, 비용효율화를 극대화 할 필요가 있다고 올해 신년사에 밝힌 바 있다. 이에 디지털화를 가속화하면서 생산성은 높이고 비용은 줄이려는 ‘조직 효율화’에 주안점을 둔 경영전략을 수립한 상태다. 실제 개편된 그룹내 조직구조를 보면 기존 ‘7부문-2단-5총괄’ 체제를 ‘8부문-2단’으로 간소화했다. 조직 수는 39개에서 29개로 줄었다. 유사한 부서간 통폐합도 추진됐다. 자산관리(WM)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투자은행(CIB) 등 임원급인 신사업 관련 총괄부서가 일제히 통폐합 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금리가 하락한 상황에서 순이자마진(NIM)의 지속적 하락이 예상되고, 올해 역시 금융당국의 각종 규제로 인한 비용 지출이 늘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금융사들의 비용절감이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체질 개선이 더욱 필요한데, 가령 은행들은 점포 운영과 영업점 직원 인건비가 고정적으로 들기 때문에 빅테크 계열 금융사에 비해 비용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자이익도 늘리기 어렵고 사모펀드 사태로 비이자이익까지 감소한 상황에서 판매관리비의 절감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희망퇴직이나 점포 축소 등에 따라 CIR의 등락은 유동적일 것이며 향후에도 CIR 관리를 위한 주요 금융사들의 노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