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준 원장
▲ⓒ장기준 원장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빙판길 낙상 사고 위험이 높아 골절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설원에서의 스포츠를 즐기는 스키어들도 많지만 추운 날씨에는 우리 몸의 관절 및 근육 등이 경직되고 혈액 순환도 원활하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만일 낙상 사고로 갑자기 넘어지게 되면 무심코 손을 바닥에 집게 되면서 손목에 체중이 실리고 손목 골절이 나타난다. 상황에 따라 약 1~2개월 석고 고정으로 뼈를 붙이거나, 심한 경우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겨울철 스포츠를 즐기다가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나타나는 주요 부상 부위는 엄지손가락 손상이 대표적이며 '스키어의 엄지손가락(skier's Thumb)'이라고 한다. 대개 폴을 쥔 상태로 바닥을 짚고 넘어질 때 엄지손가락 마디와 바닥 사이에 폴이 끼면서 발생하는데 단순히 삔 것으로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으나 심한 경우 수술이 필요하므로 정확한 검사와 적절한 치료를 빠르게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손목 및 손가락 골절 수술이라고 하면 하반신 마취로 진행할 수 있는 다리 수술처럼 부분마취만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전신마취로 진행한다. 수술 시 계속 출혈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술 시야 확보를 위해 위쪽 팔에 지혈대를 채워 출혈이 없도록 묶어놓고 수술을 하게 되는데 이 지혈대의 통증이 견딜 수 없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령이거나 만성질환자 및 건강한 사람들까지 전신마취를 부담스러워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중추신경기능을 억제함으로써 의식이나 전신적인 지각을 소실시키는 마취 방법으로 기억력 감퇴나 무기폐, 폐렴 등의 호흡기계 합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어 부작용을 염려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전신 마취 대신 ‘수부 각성수술’로 손목 및 손가락 골절 수술을 진행할 수 있어 손목 및 손가락 골절 수술을 대체하고 있다. 의사가 직접 주사로 신경을 따라 마취한 후 환자가 깨어 있는 상태에서 진행되는데 마취제와 함께 지혈제 성분을 함께 투여해 따로 지혈대를 할 필요가 없고 통증을 막기 위한 진정제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오심이나 구토와 같은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수부 각성수술은 수술 도중 직접 수부를 움직여 보도록 함으로써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 성공적인 수술 결과를 낼 수 있으며 손 부위 및 팔 부위 각종 골절 및 인대 파열, 방아쇠수지, 손목터널 증후군, 듀피트렌 구축증 등 대부분의 수부 질환 수술에 적용할 수 있다.

 

아울러 국내외 여러 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효율성이 입증돼 왔으며 실제로 많은 논문 및 학회 발표에서 각성수술 그룹이 전신마취 수술 그룹보다 통증이 적고 합병증이 더 적었다는 보고가 있다

 

필자는 약 1000건의 수부 각성수술을 집도해 왔는데, 겨울철에는 손목 및 손가락 골절로 인한 수술이 불가피한 환자가 늘어나는 시기이나 전신마취에 대한 부담으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수부 각성수술은 환자의 마취 부담을 낮추고 수술 성공률은 높일 수 있는 의학 발전 기술인 만큼 필요한 환자에게 최적의 의료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 생각한다. <연세스탠다드 정형외과 장기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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