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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금리·저성장 등 이중고…성장 동력 찾기 나선 것”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스타트업과 제휴해 상품을 개발하거나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며 기술벤처 투자를 확대 하도록 주문했던 바 있지만 보수적 입장을 취해왔던 보험사들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과 손잡고 신사업 개발 기회를 모색한다는 취지인데, 비대면 영업 역량이 강조되는 국면에서 디지털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과의 협력은 보험사에 새 먹거리로 자리매김 하고 있단 분석이다.

2일 보험업계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 7월 서울핀테크랩과 ‘핀테크 분야 스타트업 지원 및 협력방안 모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주기적인 정보공유를 통해 협업·육성 중인 스타트업들에게 관련 자문 제공, 육성 프로그램 연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NH농협손해보험도 ‘NH디지털제휴센터’를 오픈하고, 헬스케어, 비대면상품 판매 등 보험 관련 분야와 인공지능(AI), 로봇 프로세스자동화(RPA),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기술을 주제로 한 협업을 추진중이다.

메리츠화재 역시 최근 스타트업 제휴 전용 웹페이지를 오픈하고 제휴 프로세스가 효율적이고 단시간에 이뤄질 수 있도록 내부 검토 단계를 체계화한 상태다. 인슈어테크 기업 보맵과 보안전문기업 엑소스피어랩스와 협력해 랜섬웨어로 인한 사고를 보장하는 ‘랜섬웨어 피해보장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교보생명은 스타트업 ‘두잉랩’과 손잡고 인슈어테크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두잉랩의 인공지능 음식 사진 인식기술 솔루션 ‘푸드렌즈(Food Lens)’는 ‘교보건강코칭서비스’에 탑재됐다. 아이돌봄 선생님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째깍악어는 ‘교보에듀케어서비스’와 제휴하는 등 협업의 결실로 이어졌다.

이외에 한화생명은 지난해 말, 자사 플랫폼 드림플러스(Dreamplus)와 현대차그룹의 제로원(Zero1ne) 플랫폼과 함께 스타트업 발굴을 위한 공동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과 자동차에 연계 가능한 ‘헬스케어서비스’를 적용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물색 중이다. 육성 프로그램에 선발된 스타트업은 한화 계열사와 현대자동차그룹과의 사업 가능성을 확인하고 실제 상품화까지 연계할 수 있는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스타트업 투자에 뛰어든 이유는 손쉽고 안전하게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보험사 내부적으로 신사업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을 많이 투입해야 하지만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과 손잡으면 위험 부담 없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단 계산인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선 저금리·저성장, 디지털 혁신 국면에서 새 먹거리를 창출해 내야하는 부담감이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이 기술벤처 투자를 확대토록 자산운용 관련 규제를 완화해줬음에도 모험자본 투자를 꺼렸지만, 현재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필요한 경우 기술 투자까지 검토하는 보험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보험사들이) 대외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을 목도하기만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사실상 눈에 띌만한 영업이익을 내기도 어려우니 변화를 주자는 측면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육성은 더욱 활발해 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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