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부영 회장 ⓒ부영그룹
▲이중근 부영 회장 ⓒ부영그룹

- 이중근 회장 구속중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고소당해

- 총수 부재 상황서 그룹 실적 '내리막'

[SR(에스알)타임스 김경종 기자] 부영그룹이 악재가 지속되며 위기를 맞고 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수감된데 이어 외국기업으로부터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고소까지 당한 것.

이 회장이 재판을 받는 사이 주력인 임대사업은 부진에 빠졌고, 경영 리더십은 위태로워졌다. 총수 공백이라는 초유의 상황에 부영 그룹 앞날은 더욱 불투명진 상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영그룹은 경남 창원시 진해구 옛 진해화학 공장 부지에서 유독성 폐기물을 몰래 반출한 혐의로 덴마크의 한 선박회사로부터 고소당했다.

덴마크에 본사를 둔 국제무역 운송 선박회사 '인테그리티 벌크(Integrity Bulk)'는 폐기물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이용학 부영주택·부영환경산업 대표를 창원지검에 고소했다.

인테그리티 벌크는 "부영그룹이 자사 선박을 이용하면서 국제법상 국가간 이동이 금지된 유독성 폐기물인 폐석고를 필리핀으로 운송했다"며 "그 결과 우리 회사의 대외적 신인도와 명예를 크게 실추시키고, 고액의 금전적 손실을 야기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영의 유독성 폐기물 반출로 필리핀 주민 건강과 자연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어 국제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까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영그룹 관계자는 "2016년 금송이엔지와 당사가 보유한 옛 진해화학부지의 환경정화를 위해 토양정화 등을 적법한 절차에 의해 처리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금송이엔지는 대신중건설과 중화석고 수출 계약을 맺으며 중화석고에 대한 해상운송업무와 국내법 및 수출국 현지 법령을 준수하여 수출하기로 했다"며 "인터그리티 벌크사는 금송이엔지가 제조한 중화석고를 수출하는 절차 가운데 수출업체인 대신중건설로부터 운송을 의뢰받은 업체로 당사와는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인터그리티 벌크사가 주장하는 유독성 폐기물은 금송이엔지가 중화석고라는 제품으로 2018년 9월 낙동강유역환경청의 확인을 받아 적법하게 수출됐다"면서 "필리핀 현지 환경부의 유권해석을 받고 필리핀 세관의 허가를 받아 이미 하역이 완료됐다"고 강조했다.

부영그룹은 "책임의 소재가 당사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당사를 고소한 사안으로 향후 적법한 법적 절차를 통하여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 총수 부재 속 실적은 '내리막'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현재 구속수감된 상태다.

이 회장은 지난 2018년 4,300억 원에 달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조세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입찰방해, 임대주택법 위반 등 12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횡령액 약 366억5,000만 원, 배임액 156억9,000만 원이 유죄로 인정돼, 징역 5년과 벌금 1억 원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피해액 전부를 공탁·변제한 점, 준법경영에 노력한 점 등이 참작해 징역 2년6개월에 벌금 1억 원을 선고받았다.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이 회장은 1심 재판 중 건강상 문제를 이유로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2심 선고와 동시에 보석이 취소돼 법정 구속됐다.

부지를 매입해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자산 규모 23조 원, 재계 서열 17위까지 오른 부영그룹은 이 회장 구속 후 위기에 봉착했다.

총수가 없는 동안 부영그룹의 실적도 내리막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부영의 매출은 1조350억 원으로 전년(1조5,600억 원)대비 33.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30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핵심 계열사 부영주택의 실적이 부진한 탓인데, 부영주택은 같은 기간 매출은 9,5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5.3% 떨어졌고, 1,080억 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 회사는 지난 2017년에도 1,550억 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2017년부터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분양미수금과 매출채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금성자산도 꾸준히 줄어들어 2017년 초 4,470억 원에 달하던 현금이 지난해 말 1,430억 원으로 줄었다.

부영주택은 매년 수천억 원 가까이 차입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지난해 장·단기 차입금은 9,800억 원에 달해 최근 5년내 가장 많았다.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보면서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도 15위에서 41위로 급락했다.

현재 부영그룹은 신명호 전 아시아개발은행 부총재와 이세중 환경재단 명예이사장이 회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지만, 그룹의 1인자인 이 회장을 대신하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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