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선 ‘상생’ 뒤에선 ‘가맹점주 죽이기’ 일삼아

 
[SR타임스 김수정 기자] 지난해 편의점 점주들에 대한 불법 사찰 의혹과 가맹점포 강탈 추진으로 물의를 빚어 해당 점주에게 사과까지 한 롯데그룹(회장 신동빈) 계열의 편의점 세븐일레븐(대표 정승인.사진)이 정승인 새 대표 체제에서도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 '밀어내기'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는 등 여전히 '甲질'을 벌여 비난을 받고 있다.
 
최근 KBS 보도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세븐일레븐의 한 점주는 주문하지도 않은, 가맹본부로부터 사실상 강제 할당된 상품들때문에 울상을 지었다. 이 점주는 "제가 발주하는게 아니고 슈퍼바이저(영업관리자)가 본사에서 초콜릿을 계속 발주했다"고 하소연했다.
 
포장상자에는 1년 전 밸런타인데이 때 강제할당된 곰팡이가 슨 초콜릿들로 가득차 있다.채 절반도 팔리지 않았지만 반품이 되지 않아 피해는 고스란히 점주 몫이 됐다. 본사에서 떠넘긴 초콜릿들을 진열할 공간이 모자라 통로 바닥에까지 깔아뒀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 후곡마을에서 세븐일레븐을 하고 있는 최 모씨(48.여)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최씨는 "지난해 발렌타이데이와 화이트데이에 본사에서 초콜릿과 추파춥스 사탕을 밀어내기로 강제발주해 채 절반도 팔지못하고 반품도 안돼 손해를 많이 보았다"며 "그 때만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고 털어놓았다. 최씨는 “지난해 남양유업의 밀어내기 사태로 이른바 갑을관계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지만 해를 넘기면서 세븐일레븐은 슬그머니 갑의 횡포를 일삼고 있다"며 세븐일레븐 본사와 정승인대표를 싸잡아 비난했다.
 
세븐일레븐의 횡포는 이뿐만이아니다. 최씨는 "가뜩이나 저매출 점포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편의점 옆 아파트단지 상가에 세븐일레븐 본사가 지난해 9월 위탁 가맹점을 개점하는 바람에 영업권을 침해당해 매출이 30% 가까이 떨어졌다"고 호소했다.
 
최씨는“본사가 매출하락으로 인한 폐점을 유도해 일명‘위약금 장사’를 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본사의 무분별한 점포 확장에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세븐일레븐 홍보팀과 영업팀 관계자는 지난해 10월“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의 매출 추이를 지켜보고 최씨가 원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들어 본 뒤 추가 지원 등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씨는 "본사는 하루 평균 매출이 20만원 떨어진 50만~60만원으로 3개월간의 매출감소 사실을 확인한 이후에도 차일피일 미루며 해를 넘겨 아직까지 지원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폭로했다.
 
최씨는 또 "우리 가게에서 직선거리 300M 이내에 다른 편의점은 한 곳도 없지만 세븐일레븐 점포만 4개나 있다"면서 특히 "후곡마을 16단지 정문에 있는 우리가게'에서 100M도 떨어지지 않은 같은 아파트 후문에도 세븐일레븐이 있을정도로 세븐일레븐 본사는 기존 점주들은 죽든말든 무분별하게 점포를 확장해 돈벌이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말했다.
 
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는 24일 "가맹점주와 약속한 상생 프로그램들을 성실히 준비하고 이행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가맹점주님들의 소중한 의견에 귀 기울여 보다 나은 운영 환경과 복지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씨는 "세븐일레븐의 쇄신차원에서 최근 새로 선임된 정승인 대표 체제에서도 갑의 횡포가 여전하다"면서 "뒤로는 '가맹 점주들 죽이기'에 앞장서면서 앞에서만 언론을 통해 가맹점 점주와 슬금슬금 '꼼수상생'을 외치는 언론플레이를 즉각 중단하고 진정 가맹점주들의소중한 의견에 귀를 기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경제질서 확립관 관련 "가맹점 등 경제적 약자들을 괴롭히는 반도덕적 행위는 엄정한 집행과 제재로 발본색원해야 한다"면서 "공정위는 이런 방침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는지 합동으로 6개월마다 실태를 점검하고 공개하는 일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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