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스런 날씨에 유통업계 상품 매출 희비 엇갈려

▲ 가을 준비중인 명동의 한 매장 ⓒ뉴시스
 
[SR타임스 조영란 기자] 올 여름 변덕스런 날씨 탓에 8월부터 가을 상품 매출이 급증하면서 유통업계의 계절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18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8월 1일부터 16일까지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이불커버’가 36.5%, ‘이불솜’이 49.6% 신장하는 등 가을 침구 매출이 급증했다.

 

또 최근 일교차가 커지면서 간절기 의류인 ‘스웨터’가 16.4%, ‘가디건’이 22.5% 신장했고, 따뜻한 음료인 ‘분말/액상차’도 35.6% 신장했다.

 

반면, 여름 상품은 봄부터 찾아온 무더위로 때이른 특수를 누렸으나 오히려 한여름 제철을 맞아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보통 여름 상품은 7월에 매출 비중이 가장 높고 8월 중순부터 차츰 수요가 감소하는데, 올해는 5월에만 이른 특수를 누렸을 뿐 6~8월에는 매출이 지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롯데마트는 7월말, 8월초 바캉스 성수기를 맞아 여름 시즌오프 행사를 진행하는 등 ‘얼리 아웃’ 전략까지 펼쳤지만 기대만큼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롯데마트가 바캉스 성수기(7월28일~8월16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수영복’이 14.4%, ‘물놀이용품’이 21.8%, ‘여름 의류’가 15.9% 감소했다. 휴가지 인근 10여개 점포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 가량 하락했다.

 

특히 여름 대표 가전으로 자리잡은 ‘제습기’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제습기’는 5월에만 이른 특수를 누렸을 뿐, 장마철 특수가 집중되는 6~7월에는 마른 장마로 인해 매출이 전년 대비 30~40% 가량 하락하며 큰 타격을 입었다.

 

올 여름 국내 업체가 약 200만대의 제습기를 생산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실제 판매량은 지난해 판매량인 120만대에 머물러 재고 처리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또 가족 단위 휴가가 집중된 8월 초부터 태풍 ‘나크리’,‘할롱’이 연이어 북상하면서, 여름 바캉스 특수도 사라진 탓에 남해안과 서해안 일대 해수욕장 등 주요 피서지가 큰 타격을 입었다.

 

부산시에 따르면 최대 성수기인 8월 첫째, 둘째 주말(3일,10일) 해운대, 광안리 등 부산지역 7개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81만5700명으로, 지난해(395만5000명)와 비교해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창희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올해는 바캉스 특수가 실종되며 여름 시즌이 일찍이 마무리 된 상황”이라며, “38년만에 이른 추석에 맞춰 가을 상품을 보름 가량 앞당겨 선보이는 등 발 빠르게 매장을 바꿔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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