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 업체에 불공정 거래 자행, 티켓 불법 판매…국내 최고 상거래 명성 흠집

[SR타임스 조영란 기자] 남이 가지 않은 길을 먼저 걸었기에 국내 최고의 전자상거래 기업이 될 수 있었다던 인터파크가 왕좌의 자리에 앉아 권력의 힘을 휘두르고 있다.
 
새로운 소비문화를 추구한다던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가 한편에선 갑의 길을 걸으면서 중소 납품 업체가 발을 디딜 수 없게 횡포를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인터파크 홈페이지 캡쳐
 
지난달 3일 보도된 KBS1 9시 뉴스에 따르면, 대형 인터넷 오픈마켓인 인터파크가 물품을 납품받아 직접 판매를 하는 과정에서 납품 업체들에게 불공정 거래를 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스포츠용품 유통업체는 거래처인 인터파크의 요청을 받고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4억원 어치 캠핑용품을 수입했다.
 
그러나 인터파크측이 물품 발주 후 일방적으로 인수를 거부하면서 고스란히 창고에 방치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인터파크 측은 “발주했다가 인수를 하지 않은 물량은 정식발주가 아니었다”고 방송을 통해 해명했다.
 
정상적으로 납품을 했어도 분란은 끊이지 않았다. 인터파크 측에 납품한 물품이 안 팔려도 모든 책임은 납품 업체에 돌아갔다.
 
또 다른 납품 업체는 인터파크 사이트에서 직원들이 개인 아이디로 접속해 팔리지 않은 골프채 4000만원어치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다시 구입했다.
 
물건이 팔리지 않을 경우 반품할 수 있다는 계약 조건이 있지만 인터파크는 납품업체에 납품했던 가격이 아닌 더 비싼 가격에 다시 사가도록 해 물의를 빚었다.
 
이 같은 인터파크의 독점적 지위 남용은 소비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됐다.
 
인터파크는 국내 공연티켓 예매 시장에서 70%이상 독보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1위 사업자이다.
 
그러나 인터파크는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애도의 의미로 취소하게 된 한 행사에 대해 황당한 환불 정책을 내세워 논란을 빚었다.
 
ⓒ뉴시스
 
5월 10일로 예정돼 있던 일렉트릭런 행사는 국민적 애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행사의 성격상 프로젝트 강행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하에 10월로 잠정 연기됐다.
 
문제는 인터파크 측에서 티켓을 예매한 소비자들에게 티켓 환불 안내 메시지를 보내면서 시작됐다.
 
해당 티켓 예매자들에게 일괄 발송된 문자에는 “일렉트릭런 전액환불기간은 5월 6일까지이며, 5월 7일부터는 세월호 기금 목적으로 4000원의 수수료가 부과된다”는 황당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 주최 측은 “취소한 참가 비용에 관해서는 전체 환불이 가능하지만 티켓 판매 수익금에서 참가자 1인당 4000원을 사고 희생자와 그 가족분들께 기부할 예정이다”며 “전액 환불은 5월 6일까지 가능하며 5월 7일부터의 환불 건에 대해서는 기부에 동참한 것으로 간주해 기부금을 제외한 금액만큼 환불해 준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수수료 4000원에 해당하는 금액은 인터파크 이용약관에서 뮤지컬, 콘서트, 클래식 등의 공연권이 취소의 시점이 공연일로부터 10일 이상 남은 경우에 환불했을 때 책정되는 금액과 동일하다.
 
하지만 일렉트릭런은 동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 대형 스포츠 공연 행사일뿐더러 주최측 사유로 인한 공연 취소 시 결제한 금액 전액을 환불해야 한다고 이용약관에도 명시돼 있다.
 
이러한 부당행위에 여론이 들끓자 인터파크 측은 일렉트릭런 주최측의 책임으로 돌리며 정정 문자와 함께 성금 모금 계획을 철회했다.
 
그러나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는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또 일어났다.
 
▲ 인터파크 콘서트 티켓 불법 판매에 관련해 공지한 사과문 캡쳐본
 
지난달 7월 그룹 인피니트 콘서트 티켓 예매를 단독 진행한 인터파크티켓 직원이 티켓을 빼돌려 불법 판매한 혐의가 드러나 여론의 따가운 시선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인터파크측은 “주기적으로 내부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부정거래 관리시스템을 통해 모니터링 하고 있다”면서 “인피니트 공연 티켓판매 시 보다 안정적인 예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규장비와 인력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부정거래 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아 해당 건을 조기 발견하지 못했다. 해당 직원에 대해서 모든 업무를 정지시켰으며 징계 처리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인터파크티켓 측의 사과 공지에도 불구하고 이미 신뢰를 잃은 소비자들은 이같은 불법 판매가 과거에도 있었던 일이 아니냐며 반발했다.
 
1996년 인터넷 용어조차 생소했던 시절 인터넷으로도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해 보이며 지켜온 명성에 금이 가고 있다.
 
▲ 한국 인터넷 30주년을 맞아 이기형 회장(오른쪽)이 공로상을 수상하고 있다 ⓒ인터파크
 
특히 인터파크 이기형 회장의 아무도 가지 않을 길을 먼저 걸었기에 국내 최초이자 최고의 전자상거래 기업이 될 수 있었다는 이유와는 대조되는 쓸쓸함을 남기고 있다.
 
그리고 이 회장은 지난 2012년 한국 인터넷 30주년을 맞아 공로상을 수상하며 “우리나라 인터넷쇼핑의 성공요인은 정책투자와 사업자, 소비자가 만들어 낸 합작품”이라며 “건강한 경쟁과 지속가능한 성장은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정책 수립에 있어서 중요한 롤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던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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