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에스알)타임스 신숙희 기자] 국세청은 16일 편법 상속･증여 혐의가 있는 50개 대기업·대재산가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동시에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이번 조사대상자는 대기업의 자본변동 내역 및 경영권 승계 과정, 국내･외 계열사간 내부거래와 사주 일가의 재산․소득 현황 및 변동내역, 금융거래내역, 외환거래정보, 세금신고내역, 국내･외 탈세정보 등을 종합분석해 선정했다.
주요 탈루 사례에는 자녀기업 부당지원, 기업자금 불법 유출, 차명재산 편법 증여, 변칙 자본거래, 기업자금 사익편취 등이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 과정을 면밀히 검증하고, 경영권 편법 승계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대기업 계열 공익법인에 대한 검증 및 관리도 강화하는 한편, 일감 몰아주기, 변칙 자본거래를 통한 이익분여, 거래처를 통한 비자금 조성 등의 탈루행위를 철저히 적발해 대기업 사주 일가의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을 적극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대기업·대재산가의 주요 탈루 사례는 다음과 같다.
■ 사주의 배우자 명의로 개인사업체 설립 후 끼워넣기 거래를 하는 방법으로 부당이익 제공
'통행세 거래'도 적발됐다. 법인 A는 사주의 배우자 명의로 건축자재 도매업 개인사업체를 설립하고, 건축자재 매입과정에 끼워넣기 거래와 매입대금 과다 지급을 통해 수백억원의 부당이익을 제공했다. 또한 사주는 개인사업체에서 발생한 소득을 사적 용도로 불법 유출했다.
국세청은 법인 A에게 법인세 수천억원을 추징하고, 법인 A와 사주를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 위장계열사를 설립해 이익을 분여한 후 가공원가 계상 등을 통해 기업자금 유출
사주 ○○○는 자신이 운영중인 법인 B의 임·직원 명의로 위장계열사를 설립한 후 용역비 수백억원을 과다하게 지급하는 방법으로 이익을 분여했다. 위장계열사는 수백억원의 가공경비 계상을 통해 기업자금을 유출해 사주가 사적으로 사용했다.
국세청은 법인 B와 위장계열사에 법인세 수백억원을 추징하고, 사주에게는 소득세를 물리는 상여처분을 내렸다. '상여처분'은 회사 법인카드 등으로 쓴 비용의 사용처가 불분명할 경우 이 돈이 회사 대표에 흘러갔다고 보고 대표이사에게 소득세를 물리는 처분을 말한다. 또 법인 B와 사주를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 피상속인(父)이 계열사 임직원에게 명의신탁한 주식을 실명전환 없이 상속하는 방법으로 경영권 편법 승계
C법인의 선대 회장(피상속인, 父)은 계열사 임직원에게 법인C의 주식을 명의신탁했다. 선대 회장 사망 후 상속인인 사주 ○○○(子)는 임직원 명의 법인 C의 주식 수백억원을 실명전환 없이 상속하고 상속세를 포탈했다. 상속 이후 명의신탁 주식 일부를 양도했으나 명의자가 소액주주라는 사유로 양도소득세 신고를 누락했다.
국세청은 사주인 상속인에게 상속세 및 양도소득세 수백억원을 추징하고, 조세포탈로 검찰에 고발했다.
■ 두 법인이 교차 취득 주식을 상대방 사주 자녀에게 저가에 양도하는 방법으로 변칙 증여
사주 ○○○가 운영하는 법인 甲과 사주 지인이 운영하는 법인 乙이 서로 상대방 법인 주식을 상호 교차 취득해 보유했다. 이후 상대방 법인의 사주 자녀에게 교차 취득한 주식을 제3자 거래처럼 위장해 저가로 양도하는 방법으로 주식을 변칙 증여했다.
국세청은 법인 甲에게 법인세 수백억원을 추징하고 사주 자녀에게는 증여세를 추징했다.
■ 사주 개인주택 경비인력 인건비를 법인자금으로 대신 지급하는 등 법인자금 사익편취
법인 D는 사주 자택의 경비인력 인건비를 대신 부담하고, 실제 근무사실이 없는 고령의 사주 모친에게 급여를 부당 지급했다.
국세청은 법인 D에게 법인세 수백억원을 추징하고, 사주에게는 상여처분을 내렸다.
■ 해외현지법인에 투자 명목으로 송금한 자금을 사주 배우자가 사적인 용도로 씀
내국법인 E는 글로벌 시장 진출 명목으로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수차례에 걸쳐 투자금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송금했다. 법인 E가 송금한 자금을 해외에 거주하는 사주의 배우자가 콘도 구입, 고급 자동차 구입 및 유지비용 등으로 사적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E법인에 법인세 수십억원을 추징하고, 사주에게는 상여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