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뉴스 보도 등 미디어 성차별 모니터링 결과...3기 방통심의위원 모두 남자 

[SR(에스알)타임스 신숙희 기자] "TV가 우리 사회를 어떻게 재현하는가는 사회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가상의 세계인 TV에서조차 성평등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현실에서 성평등은 기대하기 힘들다. 성평등 실현을 위해 미디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시사토크 진행자와 뉴스 인터뷰 대상자의 남성 비율이 월등히 높고, 작년 임기가 만료된 방송통신심의위원 3기 전원이 50대 이상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한국방송학회에 의뢰한 '미디어의 성차별 실태' 모니터링 결과를 지난 1일 공개했다.

작년 방송된 지상파(4개)와 종합편성(4개) 채널 드라마·연예버라이어티·뉴스·교양·시사토크 프로그램의 출연자 성별과 역할, 성 관련 표현방식 등을 분석한 결과, TV 속 등장인물로 전문직 남성의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뉴스 인터뷰 대상 10명 중 7명은 남성으로 나타났으며, 남성 중 전문직 종사자 비율은 26.6%였다. 

인터뷰 대상 여성 중 전문직 비율은 2015년 10%에서 작년에는 23.5%로 증가했으나, 전체 인터뷰 대상자 중 5.8%에 불과했다.

인권위는 "이러한 결과는 '남성은 전문직 종사자, 여성은 비정규직'이라는 고정관념을 강화시키는 기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시사토크 프로그램의 여성 비중이 2015년 36%에서 지난해 10% 수준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여성의 참여가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인권위는 2013년부터 4년간 방송심의규정 제30조 양성평등조항 위반 심의사례 등을 분석한 결과도 공개했다.

2008~2017년 5월까지 방송통신심위원회에서 양성평등조항 위반으로 다룬 심의안건은 74건에 불과했으며, 양성평등조항에만 해당하는 사안은 단 1건도 법정제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권위는 "방송채널 수와 1일 방송 분량 등을 고려할 때 이는 매우 적은 수치로, 양성평등조항이 얼마나 형식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는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특히 작년 임기가 만료된 3기 방심위 전원이 50대 이상 남성이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성비 불균형과 젠더 감수성 부재는 여성단체가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인권위는 지난달 26일 미디어 성차별 모니터링 결과보고회를 개최했으며, 앞으로 전문가 자문 및 관계기관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미디어 성차별 개선을 위한 정책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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