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유의 아버지’ 정식품 정재원 명예회장 별세ⓒ정식품
▲‘두유의 아버지’ 정식품 정재원 명예회장 별세ⓒ정식품

[SR타임스 조인숙 기자] 국내 최초로 두유(豆乳) 제품인 ‘베지밀’을 개발한 정식품의 창업주 정재원 명예회장이 향년 100세의 일기로 지난 9일 별세했다.

고인은 1917년 황해도 은율에서 태어나 홀어머니 아래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열심히 공부해 19세 나이로 최연소 의사검정고시를 합격해 의사가 됐었으며 1937년 명동 성모병원 소아과에서 첫 의사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원인모를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살리고자 하는 의사로서의 사명감으로 영국과 미국에서 유학 생활 끝에 아기들의 사망 원인이 모유나 우유에 함유된 유당 성분을 정상적으로 소화시키지 못하는 ‘유당불내증’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마침내 1966년 유당이 없고 3대 영양소가 풍부한 콩을 이용해 만든 제품이 국내 최초의 두유였던 ‘베지밀(Vegemil)’이다. 베지밀은 식물성(Vegetable)과 우유(Milk)의 합성어다. 정 명예회장은 베지밀로 1966년 제1회 발명의 날 대법원장상을 수상했고 국제적으로도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99년 국제대두학회에서 공로상을 받았다.

고인은 1973년 정식품을 창업하고 1984년 세계 최대 규모의 두유 생산 시설을 갖춘 청주공장을 준공했으며 1985년 중앙연구소를 설립해 제품 개발과 품질 개선에 힘써 왔으며,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회공헌에도 앞장섰다.

정 명예회장은 어린 시절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공부에 어려움을 겪었던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1984년 ‘혜춘장학회’를 설립하고 33년 동안 약 2350명의 학생들에게 총 21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생전에 고인은 “인류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라면 이 한 목숨 기꺼이 바치겠다”고 늘 강조하며 국내 식품 업계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0월 1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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