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부터 여성들도 운전대 잡아... 항공기 조정까지 허(?)하다

▲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내년부터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기로 했다. 사우디느 2015년에야 여성들에게 참정권을 줄 정도로 여성 인권이 취약했다. (사진=pixabay)
▲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내년부터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기로 했다. 사우디느 2015년에야 여성들에게 참정권을 줄 정도로 여성 인권이 취약했다. (사진=pixabay)

[SR타임스 최헌규 기자]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에게도 운전을 허용한데 이어 항공기 조정에까지 '문'을 연다고 한다.

여성 인권의 불모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마침내 여성에게도 운전을 허용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외신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 운전을 금지한 사우디아라비아가 내년 6월말부터 이를 허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틀 뒤인 28일에는 항공기 조종이 여성에 문호를 연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사우디야 항공은 사우디 여성을 외국 항공 교육기관에 보내 조종사 자격을 따도록 하고, 이들을 고용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가장 늦게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사우디아라비아답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여성에게 참정권도 2015년에서야 부여했다. 이는 1893년 뉴질랜드에서 처음으로 여성에게 참정권이 부여된 후 122년 만이었다.

사우디에서 여성운전 금지를 규정한 법 조항은 존재하지 않지만, 이슬람 근본주의를 따르는 종교 지도자들의 율법 해석에 근거해 여성들의 운전은 사실상 원천 봉쇄됐다.

6년 전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의 자동차 운전 권리 운동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핀 이는 마날 알샤리프였다.

현재 호주에 거주하는 알샤리프는 2011년 페이스북을 통해 '우먼 투 드라이브'(#Women2Drive) 운동을 시작했다. 당시 직접 운전하는 모습의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9일간 구금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1990년부터 여성의 운전 권리를 허용해야 한다는 운동이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불을 지핀 건 알샤리프였다.

알샤리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들의 운전 권리를 금지하고 있는 사우디 정부에 정면으로 맞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항공기 조종사가 될 수 없다는 명문적 제한도 역시 없지만 자동차 운전과 마찬가지로 사실 상 여성에게는 금기였다.

2006년 하나디 자카리아 알힌디라는 사우디 여성이 요르단 암만에서 사우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조종사 자격을 취득했다.

그는 2014년에서야 사우디 항공당국이 발급한 조종사 자격증을 받았지만 사우디 내 항공사는 그를 고용하지 않아 비행기를 조종하진 못했다고.

다만 그를 재정적으로 후원한 사우디의 억만장자 왕자 알왈리드 빈탈랄 킹덤홀딩스 회장의 전용기를 조종한 것으로 알려진다. 알왈리드 왕자는 여성의 권리를 강력히 옹호하는 인물이다.

이후 야스민 모하마드 알마이마니라는 사우디 여성도 2014년 요르단에서 조종사 자격을 따고 이듬해 사우디 항공당국에서도 자격증을 받았으나 사우디 항공사에 조종사로 취직하는 데는 실패했다.

사우디 내 항공사엔 아직 여성 조종사가 한 명도 없다. 여성은 사무직이나 전산직에서만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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