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하상숙 할머니 별세... 정부 등록 '위안부' 피해자 239명 중 36명 만 남아

▲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 별세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 별세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SR타임스 신숙희 기자] "하상숙 할머니 이젠 편히 쉬세요"

지난 28일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하상숙 할머니(89)의 발인식이 30일 오전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됐다.

이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노환으로 병원생활을 하시다가 패혈증으로 인해 28일 오전 결국 (일본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받지 못하시고 생을 달리 하셨다"고 밝혔다. 하 할머니는 중국에서 낙상으로 중환자실에서 지내다가 작년부터 국내로 옮겨와 서울 중앙대학병원 중환자실 등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하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9명 가운데 생존자는 단 36명 만이 남게 됐다. 

30일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가진 1298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뿐 아니라 전 세계 전쟁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할머니들을 정부는 돈으로 치유하려 했다"면서 "정부가 기다리라고 하는 사이에 고령의 할머니들은 남은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범국 일본이 전쟁범죄를 반성하고 배상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의무이자 책임"이라면서 "다시는 전쟁과 인권침해·성폭력이 없도록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인  오는 11월 25일 광화문광장에 모여 촛불을 들자"고 호소했다.

하상숙 할머니는 1928년 충청남도 서산에서 출생했다. 예산에서 살던 1944년, 16살의 나이로 공장에 가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모집책의 말에 속아 중국 후베이성 우한 한커우의 일본군 위안소에서 위안부 생활을 했다. 이듬해 일본의 패전으로 해방을 맞았지만 일본군에게 당한 고통 때문에 귀향하지 못하고 있다가 세 딸이 있는 중국인과 결혼했다. 남편이 세상을 뜬 1994년부터는 막내딸과 함께 지내왔다.  

종전 이후 할머니는 중국 내 조선 국적이 북한 국적으로 분류되면서 북한 국적을 가지게 됐으나 1999년 한국 정부의 국적회복 판정으로 본명(하상숙)을 되찾게 됐다. 

하 할머니는 지난 2000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군성노예전범여성국제법정'에서 북측 증인으로 참석했다. 또한 수요시위와 일본 집회 등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해서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9일 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하상숙 할머니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TV화면 캡쳐
▲이낙연 국무총리는 29일 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하상숙 할머니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TV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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