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 예방의 날 맞아 ‘2016 노인학대 현황보고서’ 발간
노인학대 가해자 1위 ‘아들’, 학대피해노인 72%는 ‘여성’

[SR타임스 이정화 기자] ‘늙기도 서러운데 짐조차 지실까…’ 학교에서 송강 정철의 시구를 외며 노인 공경을 가슴에 새기던 일은 모두 옛말인 듯하다. 

정부와 지자체가 노인학대 문제 해결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 노인학대 건수는 계속해서 증가해 보다 강한 처벌과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복지부는 15일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2016년 전국 노인보고전문기관으로 신고된 노인학대 신고 및 상담 사례를 분석한 ‘노인학대 현황보고서’를 발간했다.

복지부 통계조사 결과 노인학대 4280건 중 약 89%(3799건)가 가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돼 큰 충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노인학대 신고는 총 1만2009건이고 그중 노인학대 건수는 모두 4280건으로 전년 대비 1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연도별 노인학대 신고건수 및 학대건수 ⓒ 보건복지부
▲ 연도별 노인학대 신고건수 및 학대건수 ⓒ 보건복지부

노인학대 행위유형은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성적 학대, 방임, 유기 등으로 학대행위자가 ‘본인’인 경우는 대부분 ‘자기방임’에 해당한다.

학대유형별로 분류했을 때 전체적으로는 정서적 학대가 2730건(40.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신체적 학대 2132건(31.3%), 방임 778건(11.4%)로 나타났다.

▲ 노인학대 유형별 현황표ⓒ 보건복지부
▲ 노인학대 유형별 현황표ⓒ 보건복지부

가정에서 발생한 노인학대의 경우 ‘정서적 학대’(41.3%)가 가장 많았고, 요양원 등 생활시설에서 발생한 학대의 경우는 ‘방임’(40.7%)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피해는 남성(1187명, 27.7%)보다 여성(3093명, 72.3%)에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학대행위자는 남성(3113명, 67.1%)이 여성(1524명, 32.9%)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 노인학대 문제에서도 성별 격차가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했다.

주된 학대행위자는 학대피해자의 ‘아들’이 37.3%(1729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배우자’ 20.5%(952명), ‘본인’ 11.3%(522명), ‘딸’ 10.2%(475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대행위자가 배우자인 경우는 2015년 652건에서 2016년 952건으로 증가폭이 46%에 달했다. ‘아들’에 의한 학대는 비율상 감소했지만 신고 건수는 증가했다.

▲ 연도별 노인학대행위자 유형표 ⓒ 보건복지부
▲ 연도별 노인학대행위자 유형표 ⓒ 보건복지부

또한 두드러지는 특징은 “노(老)-노(老) 학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老-老 학대는 2012년 1314건이던 것이 2016년에는 2026건으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老-老 학대 행위자는 배우자 926명 45.7%, 본인 522명 25.8%, 아들 217명 10.7% 순으로, 인구고령화와 노인부부가구 증가에 따라 배우자 학대와 자기방임이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복지부는 노인학대방지를 위한 대책을 지속 추진하고 노인학대 처벌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학대피해어르신 보호를 위한 보호시설을 확충하고 원가정 복귀가 어려운 피해어르신에게 양로시설을 연계하는 등의 지속적 보호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다.

노인학대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도 강력히 추진된다. 학대행위자에 대한 재발방지 교육을 강화하고 노인학대관련 범죄자의 노인관련 시설 운영·취업 제한, 노인학대자 명단 공표 등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아울러 노인에 대한 금지행위에 ‘정서적 학대’ 항목을 포함시켜 노인학대 범죄에 대한 형량을 상향, 처벌의 실효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올해부터 6월 15일을 노인학대 예방의 날로 지정, 운영해 노인학대인식 개선을 위한 대국민 행동을 이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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