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타임스 조인숙 기자] 항공기를 이용하는 장애인에게 전동휠체어 배터리를 분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1급 뇌병변장애인 A씨가 티웨이항공을 대상으로 낸 진정을 받아들여 이 항공사 대표에게 항공 안전상 전동휠체어 배터리를 분리·장착해야 할 경우 훈련된 소속 직원이 이를 직접 수행하라고 권고했다고 12일 밝혔다.

국토교통부 장관에게도 국내 항공운송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이와 관련한 지도·감독을 시행하라고 권고했다.

A씨는 지난 2015년 8월 항공편 탑승 수속 시 티웨이항공사 직원으로부터 전동휠체어에 장착된 배터리를 분리하도록 요구받았고, 탑승 전 진정인의 활동보조인이 배터리를 분리하고 목적지에 도착해 재장착하는 과정에서 고장이 발생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현재 '항공위험물 운송기술기준'(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르면, 전동휠체어의 배터리는 ‘승객 또는 승무원의 운반가능 위험물’로 규정되어 있다. 또한 관련 안전 조치가 미비할 경우 항공기 운항 중 합선이나 고열로 화재․폭발 등 사고가 발생, 탑승객 전원의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생길 위험이 있어 배터리에 대한 안전조치 의무를 항공운송사업자에게 부여하고 있다.

또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제3조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아닌 사람들이 이용하는 모든 교통수단, 여객시설 및 도로를 차별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항공사는 A씨가 자신의 전동휠체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제품명세서와 운용지시서를 사전에 제출하지 않아 배터리 분리 및 장착 시 진정인에게 도움을 제공할 수 없었고, 전동휠체어는 국내외에 수백 개 모델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신제품이 계속적으로 출시되고 있어 항공사가 사전에 모든 제품명세서와 운용지시서를 입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항공위험물 운송기술기준'에서 규정한 위험물은 전동휠체어가 아니라 이에 사용되는 배터리이며, 항공기에 탑재 가능한 휠체어 배터리 종류는 건식(Non-Spillable), 습식(Spillable), 리튬이온(Lithium Ion) 등 세 가지 유형인 점, 배터리에 관한 안전조치를 취해야 할 주체는 휠체어 이용자가 아닌 항공운송사업자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또한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가진 항공사가 배터리 분리 및 장착을 직접 수행하지 않고 휠체어 이용자에게 요구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이 장애인에 대해 정당한 편의제공을 거부한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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