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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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3분기, 손보사 순익 생보사의 '1.5배'

- IFRS17 도입, 역전 폭 확대 전망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손해보험사(이하 손보사)가 생명보험사(이하 생보사)의 순이익을 뛰어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실적 발표가 마무리 될 경우 약 2배 차이가 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손보사들의 경우 손해율 관리가 적절하게 이뤄진 반면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저축성 및 변액 상품을 판매한 생보사들의 경우 수익 악화가 지속된 영향이다.

그간 생보사는 자산 규모가 3배가량 많고 보험료가 비싼 장기 상품을 판매해 손보사들보다 순익이 더 높았다. 하지만 최근 2년간 금리 인상이 이어지며 금리연동형 고금리 저축성 상품을 판매한 생보사의 경우 보험영업손익이 나빠졌고, 채권 가격 하락에 따른 금융자산 처분손익 감소 등 투자영업이익도 악화했다. 올해 도입되는 IFRS17(새국제회계기준) 제도에서 이 같은 순익 역전 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손보사들의 순이익은 4조8,175억원으로 같은 기간 생보사(2조9,437억원)들 보다 1.5배가량 더 많았다.

연간기준으로 보면 최근 5년간 순이익에서 손보사(4.3조)가 생보사(3.9조)를 누른 건 2021년이 유일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기준 순이익 차이가 약 1.5배 벌어지면서 단순계산으로 지난해 12월까지 누적 수치도 역전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본적으로는 금리인상기에 들어와서 보험영업손익과 투자영업이익 등에서 차이가 있었던 까닭이다. 문제는 올해부터 도입되는 IFRS17 제도 하에서 순이익면에서 손보사 우세가 고착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IFRS17는 보험사의 부채를 원가에서 시가로 평가한다. 생보사들은 과거 1990년대 정기예금 금리 10~20% 시절에 예정이율 7~8% 내외의 저축성 상품을 많이 판매했다. 최근 금리가 많이 올랐지만 관련 상품 예정이율에 크게 미치지 못해 손해를 보는 상황이다.

현행 보험업법상 보험사들은 보험금 지급이 완료될 때까지 예정이율인 8%까지 수익이 날 것이란 가정에서 충당금을 쌓았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이차역마진(고금리 이자와 현재 금리차이로 발생하는 역마진)만 생보사에서만 한해 2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IFRS17 제도에서는 생보사의 이 같은 이차역마진 부담은 큰 폭으로 늘어난다. 보험사가 현재 낼 수 있는 수익률이 3%라면 과거 팔았던 8% 고금리 계약 상품과의 5%포인트 차이만큼 고스란히 충당금으로 쌓아야 해서다. 반면, 손보사는 저축성 상품 판매가 적다. 역마진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IFRS17 체제에선 미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가치인 CSM(계약서비스마진)의 수치가 중요한데 계약유지율이 높아지면 CSM도 증가하게 된다”면서 “경기 침체 국면 속에 장기계약을 해야 하고 비교적 해지 환급금이 큰 생보사 상품의 해지가 늘고 있는 점도 순이익 역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IFRS17이 도입되기 때문에 여건상 순이익 역전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해도 무방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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