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KBS뉴스화면 캡처

- 달러 약세, 환차익 실현 목적

- 외국인, 유가증권시장서 ‘5조’ 순매수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지난 1월 채권 장외거래 시장에서 외국인이 3조원 넘게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가파르게 확대된 점을 감안하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선호 흐름이 전환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1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1월까지 채권 장외거래 시장에서 외국인은 3조6,167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은행 7조2,897억원, 자산운용사(공모 기준) 20조1,420억원, 개인 2조8,290억원 순매수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채권 현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세가 커지는 이유는 채권금리 하락(채권가격 상승)에 따른 환차익 실현에 나서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론적으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미간 금리차를 고려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역시 금리 인상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한·미간 금리 차가 벌어지면, 국내에서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선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에 금리 인상 강도를 완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역시 통화정책에 있어 유연함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미 연준은 지난해부터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75bp 기준금리 인상)과 빅스텝(한 번에 50bp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1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에선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금통위 역시 기준금리 인상 부담을 덜어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 채권 금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움직임에 민감한 장기물 채권인 국채 30년물은 지난해 10월 들어 4%를 상회했지만, 현재 3.307%(31일 기준)로 내려왔다. 채권 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의 상승을 의미한다. 지난해 채권을 매수한 외국인들은 올해 채권 매도를 통해 차익실현에 나설 유인이 커진 것이다.

◆ 채권서 눈돌린 외국인, 증시서 ‘순매수’

외국인들의 주식 시장으로의 머니무브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주식 시장 하락장에서는 연 4%짜리 채권에 투자하는 게 안정적이었지만, 매력이 커진 주식시장에서 추가 수익의 기회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 1월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3조원 넘게 순매도를 기록하는 동안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으로 총 5조444억원의 순매수세가 유입됐다. 지난해 총 6조8,066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전환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 중 중장기성향 투자자는 통화별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차익 실현을 통해 수익을 내려는 차원에서 원화 채권 매도가 나왔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채권에서 높은 변동성을 이용한 차익이나, 높은 금리 메리트를 기대할 수 없어졌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