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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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무탄소 발전'으로 알려진 암모니아 혼소발전이 석탄발전과 비슷한 온실가스를 내뿜는 것으로 드러났다. 동시에 발전 비용은 석탄발전보다 더 비싸 경제성도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3일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암모니아 혼소발전에 대한 실증연구가 앞서 있는 일본의 사례에 견줘봤을 때 국내에서 추진중인 암모니아 혼소발전 확대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암모니아 혼소발전이란 암모니아와 다른 연료를 섞어 태우는(혼소) 발전 방식을 말한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암모니아는 수소와 질소로 이루어져 이론적으로는 연소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지만, 자연발화 온도가 높아 연소가 잘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석탄과 혼합해 연소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게다가 암모니아는 수소로부터 생산되기 때문에 수소 생산방식에 따라 생산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기후솔루션은 암모니아가 진정한 무탄소 신전원인지는 생산까지 명확히 따져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낮고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CCS)이 상용화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는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한 그레이 수소로 생산하는 그레이 암모니아가 핵심이 될 전망인데, 이 생산 과정에서도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 정부는 지난 9월 발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0년까지 암모니아 혼소 발전을 ‘청정 석탄 기술’로 보고 비중을 전체 발전량의 1.1%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수소 혼소 발전 계획(1.2%)까지 합치면 혼소 발전은 총 2.3% 비중을 차지한다. 일본의 2030년 목표가 1%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급격한 확대'인 셈이다. 한국은 또 지난해 11월 산업부, 한국전력, 발전공기업이 함께 '수소·암모니아 발전 실증 추진단'을 발족하며 2030년까지 암모니아 20% 혼소 발전을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기후솔루션 측은 암모니아 혼소발전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가 미비해 탄소중립에 거의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발전 단계뿐 아니라 생산, 수송, 발전 등 전과정을 모두 고려하면 그레이 암모니아(1,153gCO2/kWh)는 석탄(1,260gCO2/kWh)과 비슷한 수준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것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암모니아를 발전용 연료로 도입할 이유가 사실상 사라지는 셈이다.

이 뿐만 아니라 기후솔루션은 암모니아 혼소 발전은 경제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없으며 일본의 에너지 안보를 오히려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그레이 암모니아의 가격은 톤당 200 달러를 상회하며, 이는 기존 석탄 가격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게다가 재료가 되는 가스를 수입하는 국가인 일본은 가스 생산국보다 암모니아 단가가 비싸 계획대로 혼소발전을 진행한다면 매년 2,500만톤가량을 해외에서 추가로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해외 수입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천연가스 공급망 불안정과 같은 해외발 에너지 안보 위기에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한국 역시 천연가스 수입 세계 3위, 암모니아 수입 세계 4위국으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국가이므로, 에너지 안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조규리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암모니아 혼소발전은 비싼 비용을 지불하면서 퇴출되어야 할 석탄발전의 수명을 연장시켜 탄소중립 이행과정을 역행하는 꼴"이라며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한전이 연료비 급등으로 인해 올해 말까지 30조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을 고려한다면 한국 역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비싼 암모니아 혼소발전 계획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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