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경남 밀양시에 위치한 오리온농협 쌀 가공품 생산현장에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왼쪽 세번째)와 농협 임직원들이 쌀가루를 살펴봤다. ⓒ농협
▲지난 22일 경남 밀양시에 위치한 오리온농협 쌀 가공품 생산현장에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왼쪽 세번째)와 농협 임직원들이 쌀가루를 살펴봤다. ⓒ농협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다 오르는데 쌀값만 떨어지고 있다. 

​'한국 사람이라면 밥심'이라는 것이 이젠 옛말이다. 식문화가 서구화되고 다변화되면서 쌀 소비가 줄어들어 쌀이 남아돌아 쌀값이 하락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kg)이 ▲2018년 61kg ▲2019년 59.2kg ▲2020년 57.7kg ▲2021년 56.9kg으로 매년 줄고 있다. ​1990년(119.6kg)과 비교했을 경우 거의 절반 수준 가량으로 소비가 줄은 것이다. 

​이에 따라 농업계는 시름이 크다. 전국쌀생산자협회가 발표한 2022년 쌀 생산비 조사에 따르면 쌀 1kg에 생산비가 2,083원 투입되는데 산지 쌀값은 1kg당 2,036원으로 47원 손해다. 이는 100g 밥 한 공기가 204원으로 헐값에 팔리고, 투입된 비용 208원도 못 건지는 셈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쌀 유통사인 농협은 간편식, 디저트 등 식소비 트렌트에 맞춰 쌀을 활용한 가공식품을 내놓고 쌀 소비 늘려보겠다는 각오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쌀 가공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연구개발, 제조, 유통, 마케팅 등 각 부문의 역량을 집중시켜 시너지를 높여나갈 것"이라며 "쌀 수급안정을 위해 소비 활성화가 중요한 만큼 경쟁력 있는 쌀 가공식품을 개발해 농업과 농촌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국민들께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농협은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가루쌀(분질미)을 내놨다. 

​지난 22일 경남 밀양시에 위치한 오리온농협 본사에서 열린 간담회서 농협은 쌀 소비기반 확대를 위한 가공사업 활성화에 범농협의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리온농협은 농협과 오리온이 지난 2016년 9월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농협이 쌀산업 발전을 위해 가공식품 육성을 통한 새로운 쌀 소비처의 창출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해 오리온과 협력했다. 

두 회사는 ​오리온농협 제과상품에 농협의 쌀 3,000여톤이 투입되는 등 국산 농산물의 소비확대와 부가가치 제고를 위해 함께 힘쓰고 있다.

오리온이 그래놀라바 등 간편대용식으로 여세를 몰아가고 있는 만큼 이 합작 법인은 상품 중에서도 특히 프리미엄 간편대용식을 생산해내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런 기조 아래 농협이 이번 간담회를 통해 소개한 분질미는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가공 전용 품종의 가루쌀로, 쌀의 한 종류이면서도 전분 구조가 밀가루와 비슷하다. 

▲지난 19일 열린 쌀 소비 확대와 식습관 개선을 위한 심포지엄. ⓒ농협
▲지난 19일 열린 쌀 소비 확대와 식습관 개선을 위한 심포지엄. ⓒ농협

​농협 관계자는 "분질미가 빵이나 떡과 같은 가공제품을 만드는 데 유리해 밀가루 수요를 대체할 수 있다"며 "농림축산식품부는 식량안보 확보와 쌀 과잉문제 해결의 돌파구로 분질미를 활용한 가공산업 활성화를 중점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농협은 밀 수요의 일부를 분질미로 대체하거나 분질미를 활용한 새로운 쌀 가공식품 개발을 위해 R&D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협의 식품 연구개발 플랫폼인 프랜즈에서 분질미 활용 가공식품 공모도 진행하고 있다. 

또 농협은 쌀을 활용한 가공식품 개발에 속도를 낸다. ​쌀이 밀가루보다 소화, 흡수에 좋다는 강점을 활용해 간편식, 디저트, 식품소재 등 차별화된 상품 개발을 해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소비트렌드 변화에 대응해 즉석밥 사업 활성화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민족 고유의 식생활 문화를 복원하고, 쌀산업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지혜를 모아 나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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