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SR타임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SR타임스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가 지난 4월 15일부터 3개월 넘게 중단된 가운데 조합장이 사퇴했다. 이에 따라 둔촌주공 사태가 새 국면을 맞을 지 관심이 쏠린다.

둔촌주공 시공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공사재개를 결정하기 위한 핵심조건으로 ‘상가분쟁 해결’을 꼽고 있는데다 조합과 상가 건설사업관리(PM)사의 갈등이 해결되기까지 수년간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공사재개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김현철 둔촌주공 조합장은 문자를 통해 “오늘부로 조합장직을 사임하겠다”며 “하루라도 빨리 공사가 재개돼 조합원의 불안한 마음이 해소 된다면 제가 걸림돌이 돼선 안될 것”이라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김 조합장 사퇴 배경으로는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과 관련해 악화된 여론과 이에 따른 책임이 원인일 것으로 관측된다. 상가 지분쪼개기 의혹과 사업비 대출 7,000억원에 대한 만기가 다음달 23일로 다가온 것도 조합장 사임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조합집행부는 김 조합장 사임 발표 이후 직무대행을 알리며 ▲시공단과 협상단을 구성하고 ▲상가문제 해결에서 법률적 책임을 현 상가대표 단체(통합상가위원회)가 지게 하는 것 ▲둔촌주공정상위원회(정상위)와 소통을 통해 공사 재개를 위한 노력을 할 것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김 조합장이 사퇴해도 그와 같은 입장을 보이던 조합집행부 구성 대부분이 조합을 이끈다는 점, 협상단 구성에 대해 시공단과 논의된 부분이 없다는 점, 상가분쟁에서 조합과 상가 PM사인 리츠인홀딩스간 민사소송 판결이 나기까지 통상 2~3년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른 공사재개에 대한 기대는 적다.

앞서 지난 7일 서울시가 조합과 시공단 사이 중재의 중간 결과를 발표했으나 조합이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반발했다. 이에 시공단이 조합의 입장 표명에 대해 공사재개가 더 미뤄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당시 서울시는 조합과 시공단의 9개 합의안 중 8개를 합의했고 남은 1개가 상가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리츠인홀딩스와 조합의 분쟁이었다. 하지만 조합이 서울시 중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낸 것이다. 시의 중간발표가 사실과 다르며 합의를 이룬 8개 항목에 대해서도 최종 합의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시공단은 "조합집행부가 서울시 중간 발표에 대해 사실과 다른 정보를 조합원에게 제공했다"며 "스스로 중재 결렬을 선언하는 것으로, 시공사업단은 심각한 우려를 전한다"고 했다.

조합의 지속적인 설계변경 요구에 대해 공사 재착공 전 설계도서 제공과 공사비용·공사기간 변경에 대한 조합원 동의 총회와 상가분쟁이 종료되지 않으면 공사 재착공 후 생길 추가적인 분쟁으로 인해 공사가 재중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공단은 상가분쟁이 합의되지 않은 만큼 리츠인홀딩스가 유치권을 행사하면서 상가에 대한 ▲분양금지가처분 ▲설계변경금지가처분 ▲공사금지가처분 등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해 준공승인이 안나면 85개 동, 1만2,000가구 전체 입주가 지연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전 조합집행부와 계약을 체결했던 리츠인홀딩스는 현 조합집행부가 계약을 해지하면서 지난 5월 상가동 유치권을 행사 중이다. 리츠인홀딩스는 일반분양이 끝난 후 남는 수익금을 가져가는 ‘확정지분제’ 방식으로 계약해 대금 정산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계약을 살리거나 투입비용을 회수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조합의 공사비 대출 만기가 한달여 남은 상황에서 대출금리와 대출 조건이 공개되지 않고 있어조합 내부 반발과 분담금 증가, 입주 무기한 연기 등 불안감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시공단에서도 공사 재개를 위해 최우선시 하는 부분이 상가분쟁 해결인데 이는 PM사와 조합 분쟁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가분쟁 해결이 안되면 공사재개를 해도 일반분양 계획이나 준공승인 등 단계로 나아가기 어렵기 때문에 조합이 이를 우선으로 해결하고 공사재개를 위한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조합집행부는 오는 20일 정상위와 대의원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상위는 공사재개에 걸림돌이 되는 총회결의 등을 취소하는 안건과 새 조합집행부 선출을 위한 안건 등의 필요성을 논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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