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A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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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속 가능한 K-콘텐츠 위한 창작자 보호 시스템 제도화 촉구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전 세계 영화·미디어 창작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AVACI(시청각물창작자국제연맹) 정기총회가 지난 20일 ‘문화창조산업 전망과 창작 환경 포럼’을 끝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미래의 도시공간, 문화창조산업 생태계 변화 전망: 창작 환경과 창의 노동’이라는 제목의 전반부, 그리고 ‘K-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통한 관광경쟁력 강화 방안’이라는 후반부로 나뉘어져 펼쳐진 1부 포럼에서는 미술, 건축, 영화, 음악 분야에서 기술 발전에 따른 작업 방식의 변화와 창작자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됐다.

2부인 ‘스토리 산업 창작 환경과 문화적 영향’에서 인사말을 맡은 박찬욱 감독은 창작자들의 생태계가 안정돼야만 좋은 작품이 지속가능성을 가지고 확보될 수 있으며 그 생태계가 개별적인 창작자들이 만들어내는 작품, 그리고 그것을 향유하고 소비하는 대중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점검하게 될 것이라며 세미나의 방향을 알렸다.

이어 ‘코로나 이후 창작 산업을 다시 생각한다’는 제목으로 기조 연설을 맡은 빌튼 교수는 콘텐츠 상품의 제작 과정 중 기획 개발 등 리스크가 높은 프리 단계에 전통적인 창작자들이 위치해 위험과 책임을 떠맡고, 제작 유통 등 수익이 발생하는 시점에는 소위 ‘신흥 중개업자’라는 사람들이 위치해 그들이 소비자의 관심을 콘텐츠로부터 빼앗아 유통망으로 옮겨가게 했다며 창작자들의 위기를 지적했다.

이후 발제자인 강대규 감독은 영화 감독 실태 조사 보고를 통해 연 평균 수입 2,000만원의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감독들이 저작권 확보와 올바른 표준 계약서 작성을 통해 창작과 생활의 기반을 마련해야 함을 호소했다.

알레한드라 카르도나 레스트레포 콜럼비아 작가협회 대표는 작가들이 저작권료를 받음으로써 비로소 전문직으로의 안정적인 삶의 여건을 갖추게 되고 소신에 따르는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콜럼비아의 실례를 들어 설명했다. 과학소설작가연대 부대표 해도연 작가는 SF 창작물이 독립적인 작품이 아닌 ‘콘텐츠’나 ‘IP(지적재산)’로 치환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지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며 문화 소비자들이 양질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개별 창작자들이 자신의 1차 창작물만으로도 충분히 생활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K-콘텐츠의 중심, 스토리를 만드는 사람들- 다른매체, 공동의 작업’이라는 제목으로 펼쳐진 3부에서는 김보통, 한지완 작가, 그리고 홍원찬 감독이 모더레이터 이다혜 기자와 함께 대중적 요구와 창작자로서의 비전을 조율하는 과정에 대해서 웹툰, 드라마, 영화의 서로 다른 분야의 입장에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날의 포럼을 통해 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내놓은 의견은 ‘창작물이 지닌 부가가치를 플랫폼이 독점하는 시스템은 창작자들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하고 결국 감상자들이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OTT에서 NFT까지 첨단의 플랫폼들이 개발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수익이 공정하게 창작자에게 배분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AVACI 총회의 주요 안건이었던 감독, 작가 등 영상물 창작자에 대한 ‘공정한 보상’의 국내 법제화가 차후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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