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우리은행에서 600억원대 횡령 사건이 터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정황으론 기업구조개선 관련 업무를 담당한 직원 A씨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것이다.

횡령 자금은 2010~2011년 우리은행이 매각을 주관한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과정에서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에서 몰수한 계약금 578억원의 일부라는 소식도 들려왔다. 이 자금은 2019년 패소한 투자자·국가간 소송(ISD)에 따라 돌려줘야 할 금전이다. 

도대체 믿을 ‘者’가 없다.

심각한 것은 횡령을 저지른 해당직원이 기업구조개선 관련 업무를 최근까지 담당해왔단 것이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때 치매환자에게까지 투자위험성을 알리지 않고 ‘불완전판매’를 하는 바람에 내홍을 겪은 곳이 바로 우리금융그룹이다.

손태승 우리금융회장(당시 은행장)이 DLF사태로 내부통제 기준 마련 유무를 두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경고(3년간 취업제한) 징계를 받고 행정소송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구조 개선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횡령을 저질렀단 것은 믿을 만한 내부 직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방증(傍證)이다.

혼자 600억원 이상을 가로챘을까? 횡령시점은 2012년부터 2018년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2022년 현 시점에 횡령사실이 들통나 경찰에 자수했다고 한다. 의문이 든다. 10원, 100원, 100만원도 아닌 600억원은 규모가 상당하다.

10년 전 횡령이 발생에 6년간 지속적으로 회삿돈을 빼돌렸는데, 아무도 몰랐다면 그간의 내부통제는 허술했다는 것밖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아니면 분명 내부통제를 지휘하는 고위직급의 공모자가 있었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은행의 발생 기원(起原)을 달리 언급하지 않더라도 역할을 알고 있을 것이다. ‘내 돈, 믿고 맡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우리은행에 예치한 내 계좌에서 ‘야금야금’ 돈이 빠져나가는 것이 아닐까. 총체적 난국이다. 은행에서 벌어진 횡령사건,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최악의 사건이다. 뱅크 런(bank run)은 결국 고객이 은행을 믿지 못할 때 벌어지는 현상이다. 우리은행엔 도대체 믿을 者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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