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중금리 대출이 많아서 그래요.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는 5년간 고금리 엄청 많이 취급했어요. 이제 시작하는 단계예요. ‘러시앤캐시’ 같은 대부업체로 가는 차주에게 내준 대출입니다.”

토스뱅크가 지난 2월 선보인 ‘사장님 대출’이 출시 한 달 만에 1,000억 이상 대출이 실행되면서 평균 취급 대출금리가 높다는 질의에 관계자가 내놓은 답변이다. 시중은행(KB국민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NH농협은행 등)보다 신용등급과 점수에 있어서 가장 높은 금리 수준을 나타냈는데, 정확한 분석 없이 오히려 자신들과 비슷한 인터넷전문은행의 허물을 들춰내기 바쁜 모습이다.

일류를 지향한다면서, 남의 허물을 드러내 자신의 결점을 감추는 삼류에 가까운 기질을 가감 없이 표출하기 바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토스가 선보인 사장님 대출은 보증기관의 보증서나, 고객의 부동산 등을 담보로 하지 않고 차주의 신용에 따라 한도를 부여하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이다. 매출액이 크지 않더라도, 연 소득이 일정하거나 매출이 꾸준히 발생하는 경우 단기간에 높은 소득을 올린 사업자에 비해 높은 신용도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특징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실제론 취급된 금리가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지난 2월 국내 19개 은행이 취급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4.55%였다. 이 가운데 토스뱅크의 경우는 평균 5.23%로 전체은행 평균 금리보다 0.68%포인트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주요은행과 비교해도, 토스뱅크의 해당 대출 평균금리가 시중 은행에 비해 1~2%포인트 가량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실제 우리은행 4.49%, 신한은행 4.28%, 국민은행 4.01%, 농협은행 3.86%, 하나은행 2.95% 순이었다.

신용등급별로도 취급한 상품에서 가장 낮은 등급(6등급)에 내준 평균금리는 11.12%로 전체 은행 중 단연 독보적인 수준을 나타냈다.

이렇게 토스뱅크의 취급 평균금리가 높은 것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차주들이 몰렸을 가능성이 있긴 하다. 은행 입장에선 차주에게 담보를 제공받을 수 없으니 가산금리를 높게 잡아 최종적으로 대출금리를 끌어 올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 있다.

은행은 기본적으로 대출 영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대출금리는 대출기준금리에 가산감리를 더하고 가감조정금리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대출기준금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하는 기준금리와는 다른 개념으로 자금조달금리를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은행도 대출 영업을 위해서 자금을 조달하기도 하는데, 통상 코픽스(COFIX)·금융채·CD 금리 등 공표되는 금리를 대출 기준금리로 사용한다. 가산금리에는 업무원가, 리스크프리미엄, 목표이익률 등이 포함된다. 가감조정금리(우대금리) 종류로는 급여이체 등에 따른 부수 거래 감면금리나 본부·영업점 조정금리가 있다.

이러한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이해하면, 가산금리와 같은 부분에서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인터넷은행이라고 해서 반드시 신용대출 이자가 저렴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기존 은행들과 달리 현장 점포가 없어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고, 이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싼 대출 이자율을 제공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보다는 여러 은행들의 조건을 비교해보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원칙론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류 은행을 표방한다면, 적어도 명확한 분석에 따라 본인들 사정을 역설할 필요가 있다. “취약 차주에게 내준 대출이기에 금리가 비싸고, 남들도 다하는 것”이라는 삼류에 가까운 반론은 오히려 위기를 자초하는 행태다. 핑계를 댈 시간에 신뢰를 적립할 방법부터 고민해야 한다. 금융업은 고객의 신뢰 없인 단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 경쟁자는 차고 넘친다. 언제까지 제자리 걸음을 할 것인가. 지난해 실적이 이를 뒷받침 한다. 806억원의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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