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환경·사회·지배구조(ESG;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는 기업의 생존과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필수 코스가 됐다. 특히 기후변화는 국제적 민감도가 높은 만큼 기업이 브랜드의 신뢰와 사업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우리나라는 오는 2025년부터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ESG 공시 의무화를 도입한다. 갈수록 ESG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020년 10월부터 기업 뿐 아니라 정부기관, 공기업들도 ESG 경영에 본격 나서며 실천에 힘쓰고 있다. 각 기업의 ESG 경영 추진 성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SR타임스는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는 주요 기업들의 현재 상황과 올해 계획 등을 기획 취재해 게재한다. <편집자 주>

- 조 회장 "ESG 기반 '글로벌 메가캐리어' 도약 원년"

- 단기적 수익성보단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에 초점

- "ESG 선도하는 항공사 책임과 역할 다하겠다"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ESG 선도기업으로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마련하고자 ESG 경영위원회를 개편하고 ESG 경영 아이디어 공모전을 여는 등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8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지난 23일 열린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생존을 넘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를 ESG 경영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메가캐리어(거대 항공사)'로 나아가는 원년으로 삼겠다고도 강조했다.

조 회장은 오너 3세 경영인으로 2019년 아버지인 조양호 전 회장의 별세 뒤 그룹 회장에 올랐다. 할아버지는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이다.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ESG를 중심으로 한 지속가능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ESG 경영을 통해 단기적 수익성보다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에 초점을 두고, ESG를 선도하는 항공사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한진그룹은 지난해 4월 지주회사 한진칼이 ESG 경영의 중요성을 고려해 이사회 내 위원회로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지난해 설치된 거버넌스위원회가 ESG 경영위원회로 확대 개편된 것. 

ESG 경영위원회는 4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주순식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고, 임춘수 사외이사와 최윤휘 사외이사, 한재준 사외이사가 소속돼 있다.

한진칼은 2019년 이사회 결의를 통해 ‘기업지배구조 헌장’을 선포했다. 또한 지배구조의 선진화를 위해 다양한 과제들을 선정하고 이행함으로써 ▲독립성 ▲투명성 ▲전문성 등 이사회의 주요 가치를 제고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건전한 기업 지배구조 확립이 고객과 임직원을 비롯한 여러 이해관계자, 나아가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것임을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지원방안 중 하나로 대한항공이 우한 전세기 지원 및 재해구호 물품을 수송 중이다. ⓒ한진그룹 
▲코로나19 지원방안 중 하나로 대한항공이 우한 전세기 지원 및 재해구호 물품을 수송 중이다. ⓒ한진그룹 

◆ "기업 이윤은 사회에 환원"…다양한 사회공헌활동

한진그룹은 '기업의 이윤은 그것을 가능케 한 사회에 반드시 환원돼야 한다'는 창업주 고(故) 조중훈 회장의 신념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사회공헌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한진그룹 사회공헌활동은 크게 ▲사회봉사 ▲재난구호 ▲기금마련 ▲육영사업 등으로 나뉜다.

사회봉사는 고 조양호 한진그룹 2대 회장의 사회봉사 지론에 따라 사회봉사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조 전 회장은 살아생전 '세상을 향해 먼저 많이 베풀수록 세상도 우리를 더욱 찾게 될 것'이라는 지론으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왔다. 

이에 한진그룹은 재난구호 부문에서 수송물류 전문그룹의 특성을 살려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인명구조를 위한 특별기나 헬기를 지원하고, 이재민들에게 필요한 구호품과 운송수단을 지원하고 있다.

기금 마련 측면에서는 모든 임직원 급여의 일부를 기금으로 적립하고 회사가 동일한 금액을 출연해 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마련된 기금은 직원들의 사회 봉사단체 활동경비로 쓰인다.

교육사업에서는 '미래는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에 달려 있다'는 조중훈 창업주의 뜻에 따라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한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도 교육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더욱 강화한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다.

한진그룹의 주요 교육기관으로는 ▲인하학원 ▲정석학원 ▲정석대학 ▲정석인하학원 ▲정석대학 등이 있다. 

한진그룹은 학교법인인 정석인하학원과 사내 기술대학인 정석대학을 지원한다. 또한 국제교류 증진과 우호관계 유지 발전을 위해 한진그룹은 해외장학생을 선발해 교육하는 한편 해외연구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우수인재 양성을 위해 숨은 인재와 업적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다양한 학술 사업 및 장학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임직원 자녀 초청 패밀리 데이(Family Day) 행사. 직원 자녀들은 부모의 업무를 체험해 보는 대한항공 사회공헌활동 중 하나다. ⓒ대한항공
▲임직원 자녀 초청 패밀리 데이(Family Day) 행사. 직원 자녀들은 부모의 업무를 체험해 보는 대한항공 사회공헌활동 중 하나다. ⓒ대한항공

◆ 협력사 경쟁력 강화…해외부품 국산화 노력도 

한진그룹은 협력사와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대한항공은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동반성장 정책 아래 협력사와 함께 동반성장 중이다. 대항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안정적 수급 기반의 상생 선순환 체계 구축 및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정거래 정립' '협력사 경쟁력 강화' '협력사와의 소통 활성화' 등 다양한 협력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현재 세계 22개국, 195개 협력사와 공급망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생산이 불가능하거나 가공 난이도가 높은 부품은 복수의 글로벌 협력사로부터 조달하는 등 지속적으로 대체업체를 발굴해 공급망 리스크를 관리한다. 또한 국내 협력사의 기술력 강화를 위해 해외부품 국산화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안정적인 부품 수급을 위해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진그룹은 국내 의학의 세계화 및 지역의료 발전을 위해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을 설립, 국내외 소외 계층을 위한 의료 지원에 나섰다. 재난지역 의료봉사 등 의료복지를 위한 다양한 활동도 전개한다.

인하대병원이 몽골, 우간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 제3세계 국가에서 환자 진료와 현지 수술, 초청 수술 및 현지 의사들에게 선진 의료기술을 전수하는 게 대표적인 봉사활동이다. 의료물품 기증, 보건교육 등의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대한항공 
ⓒ대한항공 

◆ 기후변화 대응…친환경 항공기·차량 도입

한진그룹은 기후변화 대응전략으로 친환경 항공기·차량 도입, 바이오 연료 도입, 친환경 협력사업 등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에 온힘을 다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 대한항공은 탄소중립성장을 달성하고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자발적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다양한 탄소감축 수단을 적용하고 있다.

친환경 고효율 항공기 도입은 항공산업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신형 항공기 도입 전략으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낮은 항공기령을 유지하고 있다. 2019년에는 B777-300ER, B787-9, A220-300 등 고효율 항공기를 도입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대한항공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B787-9 드림라이너는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의 차세대 첨단 기술이 집약된 고효율 친환경 항공기다. 기체의 50%가 탄소복합소재로 제작됐으며, 동급기종과 비교 시 좌석당 연료효율이 20% 높고 이산화탄소 및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20% 적다. 소음도 60% 이상 대폭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기내 기압과 습도를 높이고, 33~34인치의 넓은 간격(이코노미 기준)으로 좌석을 배치해 승객에게 더욱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B787-9 드림라이너 10대를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해 운용하고 있다"며 "이후 추가로 도입해 고객에게 보다 쾌적하고 친환경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운항에서 발생하는 연료소모량과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연료효율 개선에도 나섰다. 국제·국내선 항공기 운항으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대한항공 전체 탄소배출량의 약 99%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탄소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한항공은 체계적인 연료관리를 위해 항공기 연료 사용량 및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별도의 연료관리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2004년 신설된 사내 연료관리조직은 공항·운항·정비 및 비행계획 등 항공기 직접 운영에 관련된 분야별 연료 효율 향상 과제를 180개 이상 발굴했다"며 "유관 부문과 협력해 이를 지속적으로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료 절감 기술을 정부 및 업계에 공유하고 국내 항공업계 연료효율 개선에도 기여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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