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이사. ⓒ넥슨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이사. ⓒ넥슨

- 최종건 SK 창업주, 47세로 가장 일찍 타계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재계에서는 올해 2월 두 명의 큰 별이 졌다. 구자홍 LS그룹 초대 회장과 김정주 넥슨그룹 창업주이다. 1946년에 태어난 구 회장은 향년 76세, 1968년생인 김 창업주는 54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특히 국내 게임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한 김 창업주는 20년 이상 경영 활동을 펼쳐갈 수 있는 젊은 총수임에도 세상을 일찍 떠났다. 두 그룹 총수의 별세를 계기로 재계에서는 오너가의 수명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2일 한국CXO연구소의 ‘국내 재벌가 평균 수명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벌들의 평균 수명은 76.8세로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국민 기대수명 83.5세보다 낮았다.

국내 재벌가 중 작고한 60여명을 대상으로 평균 수명을 분석한 결과 90세 이상 장수한 경우는 15% 정도였다. 60세 이전에 별세한 비중도 10%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5년 단위별로 구분해보면 85~89세와 75~79세 사이에 타계한 경우가 많았다.

평균 수명보다 긴 경우는 62명 중 36명(58.1%)이었다. 나이순으로 놓고 보더라도 62명 중 78세가 중간에 해당했다. 84세 이상 삶을 누렸던 재벌가는 62명 중 22명으로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60여명 중 5년 단위별로 보면 85~89세 사이가 12명(19.4%)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 85세와 86세가 각 4명이었다. 이종덕(1915년 출생~2000년 별세) 세아그룹 창업주, 박경복(1922~2007년) 하이트진로그룹 창업주, 구자원(1935~2020년) LIG그룹 회장, 정상영(1936~2021년) KCC 명예회장은 별세 시점은 서로 달라도 85세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정주영(1915~2001년) 현대 창업주, 신용호(1917~2003년) 교보생명 창업주, 정인영(1920~2006년) 한라그룹 명예회장, 구평회(1926~2012년) E1 명예회장은 86세에 생을 마감했다는 점이 닮았다. 

75~79세에 세상을 떠난 이들이 11명(17.7%)으로 높았다. 70대 후반 중에서도 조홍제(1906~1984년) 효성그룹 창업주, 이재준(1917~1995년) DL그룹 창업주, 이건희(1942~2020년) 삼성전자 회장처럼 78세인 오너 경영자가 3명 있었다. 

ⓒ한국CXO연구소
ⓒ한국CXO연구소

이어 80~84세(8명, 12.9%), 90~94세 및 60~64세(각 7명, 각 11.3%), 70~74세(6명, 9.7%), 65~69세 및 50~54세(각 3명, 각 4.8%), 95~99세 및 55~59세(각 2명, 각 3.2%)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 중에는 40대에 세상을 일찍 떠난 경우도 1명(1.6%)도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100세 넘은 재벌가는 명단에 없었다. 75세 이전에 별세한 재벌가도 22명(35.5%)으로 평균 3명 중 1명꼴 수준이었다. 

조사 대상자 중 90세 이상 장수한 오너는 9명(14.5%)으로 조사됐다. 가장 장수한 총수는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다. 신격호 창업주는 1922년에 태어나 2020년에 생을 마감해 향년 98세였다. 다음으로 김상하(1926~2021년) 삼양그룹 회장이 95세를 일기로 생을 보내며 비교적 장수한 오너가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이어 구자경(1925~2019년) LG그룹 명예회장 94세, 구태회(1923~2016년) LS전선 명예회장 93세, 이동찬(1922~2014년) 코오롱그룹 회장 92세, 이인희(1928~2019년) 한솔그룹 고문 및 김향수(1912~2003년) 아남그룹 창업주 각 91세, 이회림(1917~2007년) OCI그룹 창업주 및 이원만(1904~1994년) 코오롱그룹 창업주는 각 90세에 타계하며 장수한 오너 경영자 그룹군에 포함됐다. 

▲고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 ⓒ롯데그룹 
▲고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 ⓒ롯데그룹 

이와 달리 최종건(1926~1973년) SK그룹 창업주는 47세의 젊은 나이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 경영자로서 화려한 꽃을 다 피워내지 못했다. 50대 초반에 별세한 경우도 김정주 넥슨그룹 창업주를 포함해 3명 있었다. 박병규(1925~1977년) 해태그룹 창업주는 52세, 채몽인(1917~1970년) 애경그룹 창업주는 53세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여기에 정몽헌(1948~2003년) 현대그룹 회장 55세, 김종희(1922~1981년) 한화그룹 창업주도 향년 59세로 50대에 부고(訃告) 소식이 전해졌다.  

조사 대상 62명 중 오너 경영자들이 별세한 이들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19년이었다.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별세 소식은 같은 해 1월 30일 전해졌고, 3월 3일에는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4월 8일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미국에서 별세했다. 같은 해 12월 9일에는 김우중 대우그룹 창업주, 12월 14일에는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 유명을 달리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연구소장은 "오너 중심 경영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그룹 총수의 수명은 후계자에게 경영 수업과 그룹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 보이지 않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특히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그룹 총수가 일찍 유명을 달리할 경우 후계자 선정과 지배구조 변화 및 사업 구도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