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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공정운영] "손가락 잘리고, 유해물질 투척하고"… 한국타이어 '툭하면 사고'
  • 최형호 기자
  • 승인 2021.11.29 17: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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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관계자들이 지난 4월 금산공장에서 열린 안전보건 서약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 2021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타이틀 '무색'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금산공장 정련공정에서 지난 25일 일하던 시간제 근로자 A씨가 작업 중 왼쪽 검지가 절단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대전 새손병원으로 이송돼 봉합수술을 받았지만 왼손 검지는 '복구 불능'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사고가 난 이날 한국타이어에서의 마지막 근무였다. 경기도에 있는 모 회사에 최종 합격해 다음달 8일 입사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근무일에 참변을 당해 입사를 포기해야 하는 실정이다.

한국타이어 공장은 매년 사망 등 사고자가 발생해 '죽음의 직장'이란 불명예스러운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장 관리자인 B주임은 A씨에게 높은 곳의 작업을 위해 지게차의 포크로 끼워 운반하는 팔레트(pallet·창고·공장 등의 화물 운반·저장하기 위한 받침대)에 올라가도록 했다. A씨는 지게차가 내려가는 과정에서 중심을 잃어 체인을 붙잡았다. 그 순간 A씨의 손이 체인에 끼면서 왼손 검지가 잘렸다.

현재 공장 조업은 파업과 사고가 맞물려 전면 중단된 상태다.

문제는 한국타이어의 '안전 불감증'이 매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사망자를 포함해 부상자가 매년 나오는 데도,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021년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 타이어 부문 13년 연속 1위, '2021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타이어 산업 부문 12년 연속 1위 등 한국타이어가 내세우는 이런 홍보 문구들이 무색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1~2020년) 한국타이어 근로자의 산재 신청 및 승인 총계는 각각 1,155건, 1,055건이었다. 지난해에만 120건의 산재사고가 승인됐다.  

올해 초 노동자의 머리가 기계에 끼는 협착 사고가 발생했으며, 노동자 2명이 화학물질에 노출된 사고도 뒤늦게 드러났다. 지난해 11월에는 대전공장 1공장 내 성형공정에서 작업을 하던 40대 노동자가 협착 사고를 당해 끝내 숨졌다.

또한 한국타이어 대전·금산 공장에서 지난 2001~2005년 총 22명, 2006년 5월 이후 1년6개월 간 15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원인으로 ▲심근경색 ▲심장질환 ▲뇌출혈 등 돌연사가 대부분이다. 

대전고용노동청(노동청)이 사고 현장 관리 감독한 기간에도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감독 기간 중 2.6일에 한 번씩 사고가 나기도 했다.

노동청이 2017년부터 8차례 50일간 한국타이어 대전·금산공장 수시·정기·특별감독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사고는 10건이다. 노동청 감독 기간 동안 대전 공장에선 설비에 말려 노동자가 숨진 사고를 포함해 ▲부딪힘▲넘어짐▲과도한(무리한) 힘·동작으로 노동자들이 다치는 일이 빈번했다. 금산공장 또한 노동청이 7차례, 48일간 감독했는데, 이 기간 동안 26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절단 ▲찔림▲넘어짐▲떨어진 물체에 맞음▲사고성 요통 등 다양했다. 특히 이 사고들은 근로감독관이 지도·감독을 하는 와중에 발생했다.

이에 노동청 측은 수년 전부터 감독에서 드러난 위반사항 중 개선된 것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한국타이어 공장 내 사고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다만 안전결의대회는 매년 진행하는 등 실천없는 구호는 지속적으로 외치고 있다. 

한국타이어 공장 한 근로자는 A씨 사고에 대해 "금산 공장 내 지게차 팔레트는 리프트마냥 타면서 일하는 곳"이라며 "(이런 근무 형태는) 공장 내에서 매번 일어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금산공장 내 안전교육도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고가 일어난 것도 안전교육 없이 미숙련 노동자를 투입한 것이 발단이 됐다.

한국타이어 노조 파업도 한 몫 했다. 앞서 한국타이어 노조는 2021년 입금·단체협약이 결렬되면서 지난 24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그러자 사측은 아르바이트, 퇴직자 등을 투입해 공장을 계속 가동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타이어 공장은 작업하기 전 현장에서 진행하는 안전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반면 현장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A씨와 같은 시간제 근로자를 현장에 투입하기 전 이들을 상대로 안전 교육은 진행하지 않았다. A씨 역시 안전교육 없이 '안전교육을 이수했다'고 서명만 했다. 작업을 위한 안전 및 숙련교육 등 모두 '형식적'이었던 것이다. 결국 손가락 절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한국타이어 스스로 자초한 셈이 됐다. 

익명의 제보자는 한국타이어 파업 상황과 관련해 "사실 말이 파업이지 뉴스에 나오는 것처럼 회사에 타격이 가는 파업이 아니다"며 "생산은 다물단과 반장, 주임 등 사측인 사람들이 필수공정에 투입돼 생산하는 중이고 물류는 도급사라 계속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물류에 그동안 쌓아 논 오랫동안 재고 물건을 치워야 하는 작업에 불과해 관리자들이 시간제 근로자를 붙잡고 생산라인에 투입시켜 이일 저일 하다가 이런 일(손가락 절단)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의 공장 내 '안전 불감증'은 다른 사고에서도 드러난다. 같은 날인 지난 25일 회사 관리자인 C 주임이 간부에게 화가나 솔벤트를 뿌린 것이다. 

솔벤트는 타이어 접착에 필요한 세척제인데, 쉽게 증발해 호흡기를 통해 흡수되며 뇌와 신경에 해를 끼치는 유해물질이다.

이날 공장 간부들이 현장순회를 하던 중 보호구를 미착용한 상태에서 솔벤트로 마킹을 지우는 시간제근로자를 발견하고 관리자인 C주임에게 항의 및 주의를 준 것이 화근이 됐다. 

감정이 상한 C주임은 금속간부들을 향해 솔벤트를 뿌렸고 이후 한바탕 직원간 고성이 오갔다.

당시 해당 주임은 "실수였다"는 변명으로 일관하다 사건이 커지자 뒤늦게 의례적인 사과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주임은 ▲ 유해물질 안전교육 미실시 ▲안전보호구 미착용 ▲집진장치 미설치▲유해·위험물질 투척 (폭행) 등의 과오를 저지른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안전보건 조직 확대 및 전문 인력을 강화 등 여러 노력에도) 이같은 사고가 왜 일어나는지 잘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최형호 기자  chh058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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