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주간’(7월1일~7일)이다. 양성평등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높이고, 여성의 사회참여 확산시키기 위해 정부는 물론 각 지자체와 여성단체들이 기념식과 갖가지 행사를 열고 있다.

이런 행사를 열고 있다는 자체가 아직 양성평등사회가 아니라는 반증도 된다. 젊은 세대라고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여성가족부가 우리나라 20, 30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양성평등인식조사 결과를 봐도 알 수 있다. 아직도 여성의 절반이 가정에 불평등이 존재한다고 답하면서, 가장 큰 이유로 가사노동을 들었다. 자기는 요리하고, 아이교육 시키는데, 남편은 TV를 보거나 놀고 있다는 것이다.

직장에서는 훨씬 심각하다. 여성의 75.5%가 불평등을 느낀다고 답했다. 세 가지 이유다. 결혼 출산에 따른 퇴직 강요, 임금과 승진의 기회 차별.‘양성평등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됐지만, 가정과 직장에서 영성불평등과 그 행태가 별로 달라진 게 없다.

통계가 말해주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취업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도 50%대 초반으로 OECD 평균(57.2%)에 못 미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고용의 질이다. 비정규직 비율이 44.2%로 남성 29.9% 보다 한참 높다. 이러니 당연히 임금격차도 클 수 밖에 없다. 남성의 70% 수준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차이가 심하다.

승진에서도 특정 업종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여성들은 차별을 받고 있다. 기업에서 여성임원비율이 2%도 안 되고, 고위직까지 합쳐도 10%에 불과하다. ‘상장기업 여성 임원 할당제’를 도입한 유럽연합(EU)의 노르웨이 39.9%, 스웨덴 27.5%, 프랑스 28.5%, 핀란드 32.1% 에 비하면 부끄러운 현실이다. 우리도 공기업부터 여성임원의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며 법률개정안까지 나왔지만 별 소용이 없다. 물론 코오롱 등 일부 기업에서 스스로 양성평등과 여성인력 육성을 위해 할당제를 도입하고, 여성을 임원으로 발탁하고 있지만 빙산의 일각이다.

이렇게 가정에서는 과중한 가사노동, 직장에서는 임금과 승진에서의 차별을 겪고 있으니‘일과 가정의 양립’이 구호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 취업여성출산율은 0.72명이다. 이 역시 세계 최하위이다. 육아휴직과 유연근무, 시간 선택제 일자리 같은 제도가 있지만 아직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양성평등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도 않고, 한 두 가지 해결했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여성에 대한 가치와 인식이 달라져야 하고 다양한 제도가 뒷받침 되어야 실현가능하다. 누구보다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고용과 임금과 승진에서의 차별을 적극적으로 없애나가야 한다. 이를 외면하면서 해마다 ‘양성평등주간’에 생색내기용 이벤트나 벌이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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